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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8970665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0-06-17
책 소개
목차
2. 의문
3. 미궁
4. 호출
5. 긴밀한 지시
6. 뒤틀린 열망
7. 자유와 구속 사이
8. 밤 불빛
9. 역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월요일 회의 시간. 이 남자가 그토록 덤덤해 보였던 그날.
“빨리 만나러 오고 싶었는데 저녁마다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이 생기는지. 늦은 밤에라도 올까 하다가 차수영 씨는 일찍 자는 거 같아서 못 왔어요.”
수영을 내려다보던 유안은 기다란 한 손을 그녀의 뺨으로 가져갔다.
“그날 회의 시간에 나 보면서 무슨 생각 했어요?”
손바닥으로 매끈한 볼을 찬찬히 쓰다듬으며 그가 속삭였다. 커다랗고 따뜻한 손안에 수영의 작고 흰 얼굴이 폭 담겼다.
“야한 생각은 안 했어요?”
짓궂게 던져진 질문에 수영의 하얀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설마요.”
수영은 뜨끔해서 괜히 얼른 대꾸했다.
“정말 안 했어요?”
그러자 그의 속삭이는 말투도 한층 짓궂어졌다. 솔직히 안 한 건 아니라 괜히 거짓말하다가 표정 관리만 안 될까 봐 수영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저의 표정 변화를 꽤 잘 읽어서 거짓말도 잘 못 하겠다. 그렇다고 야한 생각이 났다고 할 수도 없고. 그때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난 했는데, 야한 생각.”
그 말을 뱉은 유안은 잠깐 동안 수영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그녀의 다른 뺨에 살포시 입을 맞췄다. 그는 이어서 그녀의 이마를 입술로 누르고 또 입술을 옮겨 그녀의 눈 위에도 천천히 키스했다.
눈 위에 그의 입술이 닿는 순간 수영의 눈이 절로 감겼다. 눈꺼풀 위에 닿는 그의 입술이 유난히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수영의 눈꺼풀에서 떨어진 유안은 이윽고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그사이 떠졌던 수영의 눈은 그가 아랫입술을 무는 순간 금세 다시 감겼다. 시야가 차단되자 입술 위에서 움직이는 그의 감촉이 더욱 생생하게 와 닿았다. 그는 이제 윗입술로 옮겨가고 있었다.
키스 중에 같이 눈을 감고 있던 유안은 슬며시 눈을 뜨고 수영을 보았다. 그녀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으나 그녀의 속눈썹은 잘게 떨리고 있었다. 유안은 빤히 긴장한 듯한 수영의 얼굴을 훔쳐보다가 그녀의 함초롬한 윗입술을 빨아들이며 다시 눈을 감았다. 이내 그는 그녀의 벌어진 입술 사이를 핥았다.
수영은 죽은 듯이 숨을 죽였다. 그는 입술 사이를 간질일 뿐 금방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오감이 온통 자신의 입술 위 감촉,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 그와 함께 섞여 드는 호흡에서 극대화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