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56290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5-12-19
책 소개
목차
일러두기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낙엽기
성찬
마음에 남는 풍경
삽화
개살구
장미 병들다
막
공상 구락부
부록
소라
해바라기
가을과 산양
산정山精
황제
향수
일표의 공능
사냥
여수
은은한 빛
봄 의상
소복과 청자
하얼빈
라오콘의 후예
산협
엉겅퀴의 장章
일요일
풀잎
만보
[부록]
작가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는 언젠가 동물원에 갔을 때 핸드백의 거울로 우리 안의 원숭이를 희롱해 본 적이 있었다. 거울에 비친 제 꼴을 보고 짐승은 놀라고 흥분해서 한바탕 날뛰다가 나중에는 화를 내고 소리를 치고 독살을 피우며 우리 밖 사람에게로 달려드는 시늉을 하였다. 확실히 제 꼴과 사람의 모양과의 차이를 처음으로 발견한 때에 느낀 놀랍고 부끄럽고 괴이한 감정에서 온 것이라고 보배는 판단하였다. 같은 감정을 사람도 처음으로 거울을 보았을 때에 느꼈을 것이며 참으로 번민과 사랑과 모든 정서는 거기서 생기는 자기의 얼굴의 인식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찬」 中
밀창을 열고 의자에 앉아 맑은 바람을 맞을수록 정신이 들면서 마음은 괴로워만 갔다. 뜰 앞 향나무를 정면으로 마주 대하고 앉은 것도 오래간만이었다. 향나무를 대할 때마다 돌아간 선친의 의용에 접하고 그 목소리를 듣는 듯한 것이었으나 이날 그가 눈을 새삼스럽게 뜨고 놀란 것은 독한 약사발의 세례를 받았던 나무가 눈을 돌린 그 며칠 동안에 무섭게도 시들어 버렸음이다. 처음에는 한 부분이 탔을 뿐으로 그래도 소생할 희망이 있거니만 생각했던 것이 어느덧 나무 전체가 시들었을 뿐이 아니라 탄 자리는 점점 헤져서 나무의 반 이상이 누렇게 말랐던 것이다. 운명의 날은 벌써 시각을 다투고 있었다. 세운은 모르는 결에 시선을 돌려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가슴이 아파지며 그 자리에 쓰러져 통곡이라도 하고 싶었다.
「막」 中
‘사랑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물을 때,
‘외롭고, 적적하고, 얄궂은 것.’
7년 동안에 얻은 결론이 이것이었다. 여러 해 동안 적어 온 사랑의 일기가 홀로 애태우고 슬퍼한 피투성이의 기록이었다. 준보는 언제나 하늘 위에 있는 별이다.
만질 수 없고 딸 수 없고 영원히 자기의 것이 아닌 하늘 위 별이다.
「가을과 산양」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