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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8970726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0-07-24
책 소개
목차
9. 날 믿어줄 수 있습니까?
10. 이걸로 계약 파기
11. 처음 그 순간부터, 사랑
12. 해 주세요!
에필로그
외전
저자소개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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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얘기 좀 합시다.”
우재가 은호의 손목을 덥석 잡아끌었다. 은호는 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우재가 이끄는 대로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우재는 연방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는지 그제야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온통 의문투성이의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눈앞의 은호를 보며 우재는 저도 모르게 두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 여자. 이름도 오늘 처음 알았고, 얼굴도 데면데면한 이 여자와 결혼이라.
그러다 문득 우재의 머릿속이 번뜩였다.
그래, 어쩌면 차라리 잘된 일일지도. 이름도, 얼굴도 처음 알게 된 이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 없는 여자랑 결혼을 하자. 어차피 한번 치러 내야 할 결혼이라면 이런 조용하고 눈에 안 띄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구색을 맞추고, 다시 일에 전념하는 편이 편할지 몰랐다. 괜히 어느 대단한 집안이나 특별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면, 더 일이 커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차우재가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거나 사랑하게 될 일은 전혀 없을 테니까 그저 간단하고 심플하고, 수수한 상대가 제격이었다. 우재는 오히려 지금 이 꼬인 상황이 자신의 모든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은호 씨?”
“네…….”
다시 우재가 말문을 열었다.
“나랑 결혼해 주십시오.”
드디어 내가 미쳤나. 아님 이 사람이 미친 건가. 은호는 너무 놀라서 차마 목소리도 나오지가 않았다. 그저 멍한 표정으로 우재를 응시할 뿐이었다. 설마 이거 그냥 꿈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왜 차우재 본부장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하지? 은호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나랑…… 결혼해 주세요.”
멍하니 우재를 보고 있던 은호가 별안간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 것이었다.
“미안합니다. 갑자기 당황하게 해서.”
우재는 넋 나간 은호를 보며 정중히 사과를 건넸다. 어쨌거나 은호에겐 너무나 당황스러운 상황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유은호 씨 도움이 필요해요. 유은호 씨가 나랑 결혼을 해 줘야 합니다.”
“본부장님,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이젠 조금 화가 나려고 하는 은호였다. 장난을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사람을 이렇게 면전에서 바보 만들어도 되는 일인가. 은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결혼이라뇨? 본부장님이랑 저랑 갑자기 왜 결혼을 해요? 본부장님 저 아세요?”
“모릅니다. 그래서 더 유은호 씨랑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저기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