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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9761040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4-07-18
책 소개
목차
1권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11.
#12.
2권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순간 기묘한 정적과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에 감돌았다.
뚫어질 듯 자신을 주시하는 남자의 시선을 느끼면서 하연은 애써 태연한 척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래요, 그거. 남자랑 여자가 미쳐서 하는 거 있잖아요. 아니, 하면 미쳐 버리는 그거, 섹스.”
신경질적인 웃음을 터트리며 하연이 말하는 동안 태하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그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나랑 해요. 나 섹스하고 싶어요.”
그녀의 도발에도 투명한 잔을 쥔 채 꼼작도 하지 않는 태하를 보면서 하연은 갑자기 얼굴이 확 붉어졌다. 취기가 오른 탓이라고 애써 자위하면서 그녀는 얼른 그에게서 몸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하연은 잘 알고 있었다. 자기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취하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됐어요, 내가 정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가 봐.”
눈앞의 남자를 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진심이었다. 지금은 술기운을 빌려서 말하긴 했지만, 아마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그녀는 자기가 이 남자를 원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리란 걸 직감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아닌 모양이었다.
하연이 다시 발을 하이힐에 밀어 넣고 재킷을 손에 든 채 문을 향해서 걸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벌떡 일어난 태하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며 말했다.
“하지.”
놀란 하연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그녀의 하얀 얼굴과 신비로운 담갈빛 눈동자, 그리고 풍만한 가슴과 늘씬한 허리까지 한눈에 쭉 훑어 내리면서 태하가 선언했다.
“대신 한 가지만 확실히 해 두지.”
“뭐, 뭐죠?”
하연은 애써 태연한 척 굴었다. 하지만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거세게 요동쳤다. 살갗이 닿는 순간부터 온몸에 열감이 감돈다.
“당신이 하고 싶은 게 그냥 섹스인지, 아니면 나하고 하는 섹스인지.”
그 질문을 하는 태하를 보면서 하연은 지독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건 지금까지 그녀가 겪었던 그 어떤 두려움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사로잡힌 듯 그를 올려다보며 하연이 마른 입술을 간신히 달싹였다.
“……섹스.”
무섭게 빛나는 태하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그녀는 서서히 눈을 감으며 답했다.
“당신과 하는 섹스예요.”
하연의 목소리는 지독하게 쉬어 있었다. 그녀는 지금 눈앞의 남자에게 욕정하고 있었다. 그것이 머릿속까지 스며든 알코올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이성을 흐릿하게 만드는 이 열기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녀는 이 남자를 원하고 있었다. 살면서 이토록 강렬한 열망이 있는 줄 몰랐던 그녀로서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이었다.
태하가 그녀의 허리를 휘어 당기며 그대로 키스했다.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강하게 흡입하듯 입술을 빨아들이는 태하는 바위처럼 꼼짝 않던 좀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깊숙하게 입술을 맞물린 채 하연의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다물린 입술을 가르고 두툼한 혀를 밀어 넣더니 단숨에 그녀의 혀를 집어삼킬 듯 빨아 당겼다.
“으흡!”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혀를 밀어 넣고 입안 곳곳을 헤집자 하연은 흥분과 열기에 휩싸여 몸을 떨었다. 태하가 남자답고 두툼한 손으로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어루만지고 지나갈 때마다 몸 안에서 불꽃이 이는 것만 같았다.
얼굴을 틀어가며 더욱 짙은 키스를 하던 태하가 하연이 걸치고 있던 얇고 매끄러운 실크 블라우스의 앞자락을 거칠게 잡아 뜯었다. 찌익 연약한 천이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길게 들리고 하연의 새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하얗고 섬세한 레이스에 덮인 둥근 젖가슴을 보면서 태하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셨다.
거친 충동에 하연이 그의 가슴을 손으로 밀어 버렸다. 그러자 꼼짝도 않던 태하가 그녀의 허리를 감아 당기며 그대로 소파에 앉아 버렸다. 하연의 젖가슴이 남자의 눈높이에 바로 드러났다. 그가 손으로 젖가슴 하나를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목덜미에 입술을 묻고 빨았다. 얇은 레이스가 유두를 쓸어 대는 느낌이 너무 자극적이었다. 축축하고 뜨거운 혀가 가느다란 목을 핥아 올라와 뺨과 귓불을 애무하자 하연은 젖은 신음을 뱉으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