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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폴 클리브 (지은이), 백지선 (옮긴이)
서삼독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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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3904565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5-09-17

책 소개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 북미, 유럽, 호주까지 3개 대륙의 범죄소설상을 모두 석권한 폴 클리브의 역작 《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가 서삼독에서 출간되었다. 무명 작가의 데뷔작이었지만 출간 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중 하나가 되었다.

저자소개

폴 클리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4년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태어났다. 폴 클리브는 크라이스트처치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처럼 다루는 작가다. 평소 크라이스트처치를 배경 삼아 글을 쓰고 유럽을 오가며 활동한다. 10편 이상의 범죄 소설을 출간했으며,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폴 클리브는 각기 다른 작품으로 뉴질랜드의 최고 범죄 소설상 나이오마쉬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으며, 뉴질랜드 국내 외에도 다양한 지역의 범죄소설상의 섭렵했다. 프랑스 생모르 도서전에서는 올해의 범죄소설상을 수상했으며, 미국의 에드거상과 배리상, 에드거 앨런 포 상 최종후보, 호주의 네드 켈리상 최종후보에 오르는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첫 소설인 《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는 2006년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된 뒤 이듬해 독일 아마존에서 1위를 기록하며 그해 가장 많이 팔린 스릴러소설이 되었다. 또한 호주의 범죄소설상 네드 켈리상 최종후보에도 올랐다. 이후 <다크 시티: 더 클리너<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2024년 아마존 프라임에서 인기리에 방영된다. 폴 클리브는 자신의 소설 대부분의 배경이 되는 크라이스트처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엽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배경 이면에 이 도시를 뉴질랜드의 살인 수도 고담시처럼 만드는 어두운 분위기가 존재한다. 나는 크라이스트처치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로 만드는 게 좋다.”《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의 속편인 《희생자 조》는 2014년 에드거 앨런 포 범죄소설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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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선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다큐와 애니메이션, 외화 등 영상물을 번역하다가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현재 바른번역 소속 출판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너의 여름을 빌려줘』, 『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게팅 하이』, 『다시 인생을 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 『온 파이어』, 『어떻게 공부할지 막막한 너에게』, 『부의 원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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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냉장고에 맥주가 한 병 더 있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의자에 편히 기대앉아 두 발을 식탁 위에 올리고는 신발을 벗을까 말까 고민한다. 그 기분을 아는가? 무더운 날 직장에서 종일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맥주를 들고 의자에 앉아 식탁에 다리를 올린 채 신발을 벗을 때의 그 기분.
천국이 따로 없다.
위층에서 안젤라가 샤워하는 소리를 들으며 올해 최고의 맥주를 가볍게 홀짝인다. 5분에 걸쳐 두 번째 병을 비우고 나니 배가 고프다. 다시 냉장고를 열자 식은 피자 한 조각이 눈에 띈다. 안 될 거 없다. 다이어트 중도 아니고.
다시 의자에 앉아 식탁에 발을 올린다. 신발을 벗으면 이 피자도 맥주처럼 천국을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 피자를 급하게 먹어 치운 뒤 서류 가방을 집어 들고 위층으로 올라간다. 침실 스테레오에서 익숙한 노래가 요란하게 흘러나온다. 제목이 뭐더라? 제목도 가수도 모르지만 침대에 서류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몇 시간은 이 멜로디가 귓전에 맴돌 것 같다. 서류 가방 옆에 앉아 신문을 꺼낸다. 1면에 요즘 잘 팔리는 기사가 실려 있다. 이런 기사 중 절반은 신문사가 판매 부수를 늘리려고 지어낸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수요가 분명 있으니 말이다.
샤워기의 물소리가 잦아들지만 무시하고 계속 신문을 읽는다.
온 도시를 떨게 한 어떤 남자에 관한 기사다. 여자들을 죽이고 고문한 살인마에 관한 기사.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소재다. 몇 분 뒤 안젤라가 하얀 수증기와 로션 냄새에 휩싸인 채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 욕실에서 나온다.
나는 신문을 내려놓고 미소를 짓는다.
안젤라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묻는다. “당신 누구야?”


만신창이가 된 나는 자포자기로 가장 대담한 일을 감행했다. ‘자백’을 하러 경찰서를 찾아간 것이다.
그날 나를 담당한 경찰은 슈뢰더 형사였다. 그와의 첫 대면이었다. 그를 만난 지 몇 초 만에 두려움은 사라졌다. 내가 그곳의 어떤 경찰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시체를 태워 내 DNA를 제거했고 타고 남은 시체는 강물에 던져 모든 게 씻겨 내려갔다. 나는 내가 한 사후 처리에 확신이 있었다. 지금 같으면 절대 안 할 짓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날 나는 두 경찰의 안내를 받아 작은 취조실에 앉았다.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인 취조실은 바깥이 내다보이는 창문이 하나도 없었고 껌과 땀 냄새가 났다. 한가운데에 나무 탁자 한 개와 의자 두 개가 있고 화분이나 그림 따위는 없이 거울만 딱 하나 있었다. 의자는 앞다리가 약간 짧아 몸이 계속 앞으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상당히 불편했고, 탁자 위에는 녹음기가 놓여 있었다. 지금은 내가 일주일에 한 번 청소하는 곳이다.
나는 취조실에서 몇 달 전 살해된 여자를 죽인 범인이 나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어떤 여자 말씀인가요?
아시잖아요. 보상금이 걸린 여자요.
남자였는데요, 선생님.
네, 제가 그 남자를 죽였어요. 이제 돈을 주시겠어요?
자백의 진실성에 대한 경찰의 의심을 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곱 장의 사진 중 네 번째 사진 속 여자다. 이제는 이름과 얼굴을 알지만 이곳에 사진이 붙기 전까지 나는 4번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6주 전 그녀의 사진이 붙은 뒤로 나는 매일 잠깐씩 멈춰 서서 그 여자의 이목구비를 바라본다. 다니엘라 워커. 금발에 미인이다. 확실히 내 취향이긴 하지만 내가 죽이지는 않았다. 다니엘라의 눈동자는 죽은 뒤에도 은은한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였다. 사망 전 사진과 사후 사진을 보니 그랬다. 처음에 슈뢰더 형사는 이 사진들 때문에 내가 회의실에 들어오는 걸 꺼렸지만 얼마 뒤부터는 잊어버렸는지 상관하지 않는 건지 그냥 내버려둔다.죽기 몇 년 전 일상을 찍은 사진에서 다니엘라 워커는 행복한 30대로 보인다. 카메라를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인데 머리칼이 어깨 위로 반짝이며 흘러내린다. 입술은 미소를 띠며 벌어져 있다. 다니엘라의 사진은 회의실 벽에 붙은 뒤로 매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냐고? 그녀를 죽인 놈이 내게 누명을 씌웠기 때문이다. 놈은 겁이 많은 게 분명하다. 오죽하면 자기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날 이용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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