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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0128931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3-11-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출석번호 22번
출석번호 1번
출석번호 27번
출석번호 2번
출석번호 17번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잘 기억해둬. 갇히는 거랑, 틀어박히는 건 다른 거야.”
교코가 말했다. 어두운 창고를 향해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긴다. 목덜미에 걸린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는 뒷모습을 내게 보이며.
창고에 들어가 제 손으로 안에서 문을 잡는다. 등 뒤로 문을 닫기 직전, 그녀가 말했다.
“태양은 어디에 있어도 빛나.”
쾅.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고, 교코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뭐? 그런 건 질투야, 질투. 호박이 시샘하는 거지.”
어쨌든 우리는 마음에 여유가 있는 무리다.
현재진행형으로 욕구를 채우고 있거나, 원해서 그렇게 행동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이 자리에서는 기에 혼자만 고향을 떠난 적이 없지만, 그 이유는 기에가 낀 반지가 여실히 주장하고 있었다. 괜한 변명이 아니라 정말로 ‘원하지 않았다’. 거기에 열등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 앞에서 그런 화제를 꺼내면 오히려 이쪽의 시샘으로 비친다. 우리 나이쯤 되면 인간관계가 여러모로 복잡하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너무 차가워, 그게 자기 목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서글픈 습성처럼 그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지 않을까 잠시 기대했다가, 걸음을 떼도 전화가 울리지 않는 것을 알고 나서야 생각했다.
아아, 역시. 타산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 인간은 모두 자기 사정에 따라 움직이는 거야. 하지만 거기에서 뛰쳐나와! 부탁이야! 속내를 들키지 마! 내가 짐작할 수 없는 행동으로 필사적으로 움직여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