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70129471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15-12-29
책 소개
목차
주요 등장인물
피키파르의 죽음
제1장: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
1. 검은 짐승의 습격 | 2. 또 다른 생존자 | 3. 부뚜막 속의 아이 | 4. 다시 세상 밖으로 | 5. 숲 속에서 마주친 사내 | 6. 은밀한 사랑 의식
제2장: 전설 속의 끔찍한 병
1. 기적의 의술사 | 2. 사라진 의문의 노예 | 3. 죽음을 몰고 오는 병 | 4. 치열한 운명의 시작 | 5. 모르파의 여자 사냥꾼 | 6. 귀신같은 추적술 | 7. 목숨 건 벼랑 끝 사투
제3장: 순록의 마을에서
1. 오키 부족과 겨울나기| 2. 퓨이카의 천적인 모호키|3. 시련이 준 새로운 가족| 4. 초여름의 숲 속에서| 5. 새끼 사슴을 찾아라| 6. 다시없을 행복한 시간
제4장: 다시 불어오는 죽음의 숨결
1. 평화로운 매사냥 | 2. 사납게 몰아치는 검은 개들 | 3. 짐승 피로 만든 약 | 4. 아카파 왕의 처소에서 | 5. 하나둘 죽어가는 사람들 | 6. 출구 없는 질병과의 전쟁 | 7. 치료제인가, 독인가 | 8. 삶과 죽음의 경계 | 9. 아카파의 저주
제5장: 눈앞에 다가온 위기
1. 들불처럼 번지는 소문 | 2. 짐승처럼 변해버린 반 | 3. 검은 짐승을 조종하는 자 | 4. 의문의 여인과의 여행 | 5. 기묘한 빛깔의 상처 | 6. 큰까마귀를 부리는 노인 | 7. 로차이의 습격 | 8. 유괴당한 어린 딸
제6장: 감춰진 진실을 찾아서
1. 홋사르의 두 여인 | 2. 연구에 미친 괴짜 | 3. 심부의 우두머리 | 4. 병의 근원을 찾아서 | 5. 생명을 빼앗는 식물 | 6. 상처로 남은 고향
제7장: 잃어버린 고향 땅
1. 반을 쫓는 추적자 | 2. 정체불명의 전사들 | 3. 냉혹한 젊은 족장 | 4. 설원을 달리는 붉은빛 | 5. 신의 목소리 | 6. 밤마다 되살아나는 악몽 | 7. 절망 속 희망의 빛
제8장: 혹독한 배신의 계절
1. 음모의 배후 세력 | 2. 운명을 건 위험한 도박 | 3. 진드기가 몰고 온 죽음 | 4. 오판의 위험한 책략 | 5. 기습, 전쟁의 서막 | 6. 아카파 왕의 배신 | 7. 흔들리는 마음 | 8. 한겨울의 추적자
제9장: 다시 밝아오는 여명
1. 아파르의 무덤 | 2. 의심스러운 전갈 | 3. 기구한 인연의 끈 | 4. 타들어가는 마음 | 5. 다시 만난 두 사람 | 6. 뜻밖에 나타난 구원자
제10장: 새로 시작된 여행
1. 홋사르의 기묘한 제안 | 2. 몸을 지키는 병사들 | 3. 흑랑열을 치료할 열쇠 | 4. 생명이 살아 있는 곳 | 5. 흔들리는 눈동자
제11장: 죽은 자는 말이 없다
1. 위태로운 외줄 타기 | 2. 다시 만난 스옷르 | 3. 예상하지 못한 전개 | 4. 오래 기다려온 재회 | 5. 갑작스러운 방문객 | 6. 위험천만한 조력자 | 7. 빗속의 다급한 추적 | 8. 천지를 뒤흔드는 화염탄의 폭풍 | 9. 아버지의 말씀 | 10. 뒤늦게 알아챈 속임수 | 11. 끔찍한 가능성 | 12. 춤추는 사슴이여
제12장: 세상을 구하는 빛
1. 끈을 조종하는 자 | 2. 오타와르 의술의 미래 | 3. 의술사의 무기 | 4. 할아버지의 두려운 생각 | 5. 감이 뛰어난 아이 | 6. 오크바 주목을 가진 자를 무찌르라 | 7. 어두운 숲 속으로 사라지는 반 | 8. 어우러져 가는 사람들
초록의 빛
작가 후기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꿈을 꾼 것일까. 비애와 고뇌와 환희로 가득한 기나긴 꿈이었다.
‘개의 왕’이라고 한 노인과 하나가 되어 본 것은 아파르 민족이 고향에서 살던 시절의 나날과 함께, 그 모든 것이 갑작스러운 침략자들의 전횡으로 짓밟혀 무너져 내린 기억이었다.
고향을 빼앗기고 추방당하는, 제 몸뚱이가 반 토막 나 벗겨지는 비탄과 분노. 그 절망의 나락에 어렴풋이 보인 희망의 빛…….
인간의 육체에서 벗어나 하나로 녹아든 꿈속에서 본 모든 것은 압도적인 현실감과 함께 마음속에 녹아들었고, 이미 반의 기억이나 다름없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꿈의 기억보다 생생하게 아로새겨진 것은 꿈을 다 보여주고 늙은 몸으로 돌아간 순간의 케노이의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비참했다. 개의 왕으로 빛날 때의 표정과는 전혀 다른, 병들고 마음과 몸의 고통에 늘 시달리며 왜소해진 늙은 얼굴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가 짊어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무거운 회한이다. 그의 동생은 동포에게서 고향을 앗아간 이주민을 습격하는 사건을 일으켰고, 동생의 계략을 알면서도 그는 말리지 않았다.
애마가 독보리를 먹고 죽은 일을 계기로 마음에 광기를 품은 동생의 계략을 그는 말로는 백해무익하다고 타이르면서도 진심으로 말리지는 않았다. 족장이면서도 동포의 분노를 달래지 못하고 어중간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려 한 그 우유부단한 태도가 일족에게 결정적인 비극을 안겨준 셈이었다.
영원히 빼앗긴 고향. 두 번 다시 돌아가지 못할 그곳을 몇 번이나 돌아보며 울면서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의 분노와 비탄, 무언의 비난을 그는 한 몸에 짊어진 것이었다.
그 연기를 가르듯 또 한 마리의 말이 나타났다. 이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온다. 그 얼굴을 본 반은 눈을 부릅떴다.
‘……오판!’
쏜살같이 다가온 오판은 왼손으로 고삐를 쥐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오판은 핏발 선 눈으로 반을 바라보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또다시 활시위 소리가 나더니 오판의 팔이 튕겨나간 것처럼 뒤로 꺾였다. 시루를 든 팔에 화살이 박혀 있다. 하지만 오판은 시루를 떨어뜨리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왼손에 시루를 옮겨 쥐고, 품에 안다시피 해서 이쪽으로 돌진했다.
재빨리 몸을 돌리려던 반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토마 일행이 뒤에 있다. 여기서 달아나면 토마 일행이 시루를 맞을지도 모른다. 반은 고개를 돌려 토마 일행의 상황을 확인했다. 뒤에 있는 장애물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울타리를 뛰어넘어 초원으로 나가는 머리가 힐끗 보였다.
생각이 아니라 몸이 먼저 움직였다. 반은 오라하를 몰아 단숨에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뛰어넘은 후에 뒤를 돌아보자 맹렬한 기세로 말을 몰아 장애물로 달려드는 오판이 보였다.
‘뛰어넘을 것인가, 집어 던질 것인가…….’
어쨌거나 달아날 수 없다. 심지가 짧다. 이제 곧 화약에 불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