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적 유토피아, 그 대안적 미래

1964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욕심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으므로 단념도 빨랐다. 당시 여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지키며 안에서 솟구치는 ‘끼’를 다스리면서 별탈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신문사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배와의 연애에 더 에너지를 투자하는 바람에 활동을 중도 포기했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후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19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낸 이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어설프게 맛본 운동의 경험과 좌파 사상을 심화시켜보고 싶었다. 원래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해볼 생각이었지만 곧 마음을 고쳐 먹었다. 유학 생활의 시작과 동시에 계획에도 없던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던 것이다. 당위에서 시작했던 학문이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면서 체화되기 시작했다.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책을 통했다거나 학문적으로 요구되었다기보다는 삶에서 자연적으로 우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남성주의적인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는 페미니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독일의 저명한 여성사회학자인 일제 렌츠Ilse Lenz 교수의 지도를 받아 ‘여성노동’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다. 귀국 후 한국여성개발원(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2003년 9월 광주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부임했다. 주요 관심분야는 사회정책과 여성복지, 사회복지사상이고 특히 한국적 복지국가 모델 정립을 위해 연구하며 지역 여성의 노동 및 복지에 관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