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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634029
· 쪽수 : 181쪽
· 출판일 : 2003-12-24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깔깔대다
1.
오, 귀함과 천함의 상하를 조절하는 능력을 가진 자가 호로 발상에 따라 위악적으로 자아를 수정해 나가는 것은 서서히 하찮은 신비에 근접해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오, 이제 그것은 인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그것에 대해 느끼겠는가
인간을 이해하는 것도 용서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인간들보다 더 잘 이해하고 인간들만큼 무관심하다
오오오, 한 마디가 다른 한 마디를 저리게 한다
그것이 고통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오오오오, 이렇게 고통이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답습하듯이 기껏 여러 고통의 합성을 반복한다는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잠으로의 고행도 이와 비슷해서 졸음의 원초적 단계에서 미학적 연구나 제시 없이 결국 마비가 이끄는 꿈의 속임수에 빠져 들고 마는 것이다
맘껏 의식하라 시간 시간 할애된 초의식의 축복이 자유의 극치임을
인간은 무의식의 독침을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오오오오오, 꿈은 날개를 퍼덕이다가 조용히 깃든다
더러움과 깨끗함의 변별조차 없는 소굴 언저리를 떠도는 야광 생명체
그 타액 3리터의 절반은 꿈이 마셨다
오오오오오오, 그것이 사랑일까
오래 보다가 닳은 눈은 지금까지 때마다 딴것으로 되는 눈동자 식별로써 각성시킬 뿐 그 센스 어린 제스처가 홑꺼풀인지 쌍꺼풀인지 모르겠다
눈물이 난다
공연히 그 눈동자의 빛남과 흰 바탕의 투명성에 대한 기율적 관심이 고풍의 슬픔을 끌어 낸다
2.
이별, 오, 밤이라는 시간을 꿈으로 맞이할 것인가
꿈을 꾼다는 건 그런 형태로 산다는 건 은혜로운 일이 아니라 자명한 저주다
자신에게 할당된 동정을 배급받는다
멍청하고 선량한 꿈의 지주의 꿈이 가만히, 감정의 은밀한 이동의 격식을 지켜보았다
놀랍다, 이별, 오, 어둠은 뭐가 궁금해서 대낮처럼 눈을 밝히고 있을까
어둠은 딱딱한 껍질과 같아서 벗기기만 하면 될까
한가운데는 육수마냥 부드러울까
눈은 시간의 의지 때문에 살아 있는 것 같다
만약, 만약, 이별, 오, 세상에 던져져 있는 많은 눈은 죽음의 순간에 죽음인지 뭔지 밝히지 못한다(극단분자는 포함시키지 말자)
외로움의 순간도 외로움이 가실 즈음이 절정이다(미지의 사실을 기지의 사실로 받아들이자)
오, 검은 포승, 이것은 오래전부터 봐 왔던 것일까
항성의 백색광을 발한 눈은 휑뎅그렁하게 달로 변신한 햇덩이와 함께 발광(發光)하는데 이상하게 시들시들 야위어 가는 듯이 보인다
아무것도 흔들리지 않는 밤의 대륙을 지나는 것이 보인다
오, 검은 포승, 한밤의 거구, 이성의 불도장으로 1탄지(彈指)의 60념(念)을 포착한다
하늘이 삐쭉 내밀고 있는 흰머리독수리의 발톱이 보인다
8자에 여의주처럼 물려 있는 두 개의 시간은 팔자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고 도는 듯이 보인다
오, 검은 포승, 쿤달리니뱀, 뱀, 눈을 뜨면 물의 악곡이 계속되는 것일까
젠장 사랑해
하나하나의 물방울, 하나하나의 시간, 이별의 향기는 점점 강해지고 깔깔 기지개를 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