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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70858661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09-07-13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5
작가의 말 10
하나. 시
사랑을 노래하다
꽃 19
지심도,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20
몽당연필 22
비스듬히 24
구조라의 매화 26
무당개구리 28
사랑의 맺음 30
비밀 33
생선구이 34
슬픔의 약효 36
언덕길 38
겨울 속의 봄 40
다비식을 보다 41
날개달기 43
어디에 나는 44
둘. 동화
아이의 투명한 마음을 읽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49
섬마을 아이의 눈사람 59
셋. 소설
삶과 사랑을 기록하다
팔색조-새의 초상(肖像) 67
섬 112
넷. 에세이
나의 삶을 그리다
진실의 이름 211
윤후명 약력 248
그림 참여 작가 이력 25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에요?”
“뭐? 세상에서 제일?”
“녜.”
“아, 그랬지. 그랬지.”
“녜. 그랬어요. 그랬어요.”
“하여튼 이게 엉겅퀴꽃이다.”
그 꽃을 들여다봅니다. 빨갛게 핀 꽃도 삐죽삐죽하고, 잎사귀에는 가시도 삐죽삐죽 돋아 있습니다.
“이게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에요?”
나는 그 꽃이 오히려 무섭기도 합니다.
“하여튼 이게 엉겅퀴꽃이다. 엉엉, 겅겅, 퀴퀴.”
“엉엉, 겅겅, 퀴퀴.”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꽃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꽃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같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꽃이 어디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살포시 잠이 듭니다. - 본문 동화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 중에서
내가 팔색조를 찾아 그 작은 섬으로 떠난 것은 그런 지 며칠이 지나서였다. 팔색조를 꼭 찾겠다는 결심은 아니었다고 해야 옳다. 그 작은 섬에 팔색조가 날아와 깃든다는 데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왈가왈부하고’ 있는 문제라고 했었다. 그러니까 팔색조를 볼 수 있다거나 아니면 울음소리라도 들을 수 있다거나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팔색조를 찾아서 가는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우고 싶었다. 그 섬에서 팔색조가 오든 안 오든 상관이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내가 그 섬으로 팔색조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족했다. 좁은 해안통 길을 걸어가면 어협 공판장 옆으로 도선 선착장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그 작은 섬이 먼 바다 위에 흐릿하게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기도 했다.
“배가 언제쯤 있을까요?”
배표를 판다는 곳은 구멍가게의 한쪽을 빌어 작은 철제 책상 하나를 놓은 곳이었다. 나는 ‘수시로 떠남’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쳐다보며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수시로 떠난다는 말은 경우에 따라서는 안 떠날 수도 있다는 말과 같았다.
“기다려 보십시오. 인원이 차면 떠납니다.”
“인원이 차면요?”
“예.”
“언제쯤 찰까요?”
“글쎄요. 기다려 보십시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중년 사내는 자기로서도 도저히 잘라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듯 시종 어중간한 표정을 지었다.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없으면 어쩐답니까?”
“할 수 없지요. 그러니까 기다려 보라는 것 아닙니까?”- 본문 소설 '새의 초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