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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고전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88971992548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06-11-27
책 소개
목차
간행사
책머리에
진정한 선비
자신을 경계하라
진정한 선비
독서의 방법
스승 김원행
'혼천의'를 만든 나경적 선생
악관 연익성
왕세손과의 대화
'나'와 동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성찰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봐
'오랑캐'에 대하여
일본도 성인의 나라다
우리나라의 노래
금강산이 아니라 바다를 보라
실학의 모색
쓸데없는 연구, 쓸데없는 저술들
숲 아래서의 경륜
천문 기구 '혼천의'
중국 벗들과의 교류
기이한 만남
선비의 사귐에 대하여
독서
10년 만에 도착한 편지
양명학의 의의
모든 사상은 마음을 맑게 하고 세상을 구제한다는 점에서 합치한다
이단의 학문에 대하여
중국의 세 벗
중국 견문기
서양과의 만남
관상대
북경의 유리창
중국의 시장
중국의 기계 제도
허자, 의무려산에서 실옹을 만나다 : 새로운 세계관의 모색
의무려산으로 간 허자
사람과 만물은 평등하다
우주와 지구에 대한 새로운 인식
자연과 문명
모든 민족은 평등하다
해설
홍대용 연보
작품 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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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어려서 배우고 커서 실천하는 것이 유학자의 본마음입니다. 그런데 만약 실천하지도 못하고 밝히지도 못할 처지에서 후세를 걱정한다면, 부득이 글을 지어 후세 사람들을 깨우쳐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남보다 우월하려고 힘을 들이고, 박식함을 자랑하기 위하여 쓸데없는 글을 싸야 한단 말입니까?
육경(六經)이 공자의 문하에서 정리되자 사람의 도리가 성립되었고, 정자와 주자가 그에 대해 주석을 달자 사람의 도리가 밝아졌으니, 책을 쓴 공로는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선비들은 그 근본은 버리고 지엽적인 것을 따라서 겉모양을 본뜬다고 주석에 주석을 달고 또 달아냅니다. 그들은 공자와 주자가 공자답고 주자답게 된 까닭이 도(道)에 있는 것이지 글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나 봅니다.
반평생 동안 정신을 소모하면서 쓸데없는 일백여 권의 글을 짓는다는 것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그런 글들은 사람들의 의견만 혼란시킬 뿐이고, 세상을 교화하는 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실로 근세 유학자의 마음속에 도사린 불치병입니다.
대개 사람의 마음과 능력은 한계가 있는 법이고, 참된 도리란 끝이 없으므로 일에 맞게 계획을 세워 밖으로 실제의 사업을 펴야 합니다. 또한 조용히 수양하며 안으로 근본에 대한 참된 공부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평생 부지런히 애쓰는 것이 고작 글줄이나 본다거나, 아니면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고증하는 정도입니다. 일은 게을리 할지언정 글을 많이 읽지 못할가 걱정이고, 근본은 날로 거칠어 가도 저술은 많이 못할까 두려워합니다. "일을 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운다"라고 한 성인의 가르침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랩니다.
옛날 학자들은 책이 없어서 걱정이었고, 오늘날 학자는 책이 너무 많아서 걱정입니다. 옛날에는 책이 없어도 영웅과 현자가 배출되었는데, 지금은 책이 많아도 인재가 날로 줄어듭니다. 어째서 고금이 이처럼 다른 걸까요? 사실은 책이 많은 게 화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