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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4453115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0-08-20
책 소개
목차
서문
두 세계
카인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베아트리체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표적 야곱의 싸움
에바 부인
종말의 시작
작품 해설 | 헤르만 헤세, 자기 성찰의 기록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한 살도 채 되지 않은 꼬마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내 처지를 이해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인간의 본질을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자신의 감정을 이성으로 변화시키는 걸 익힌 어른들은 꼬마들에게도 이런 이성이 존재할거라 상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꼬마들의 경험도 무시한다. 하지만 나는 평생에서 그때처럼 절박한 경험과 고민을 한 적이 드물다.
_ <카인> 중에서
바로 그때 나는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 가까이에 데미안이 이상한 모습을 한 채 걸상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언젠가 이런 일을 본 적이 있다는 느낌이 번갯불처럼 나를 스쳐 갔다. 그는 두 팔을 아무 움직임도 없이 내려뜨리고 두 손을 무릎 위에 놓은 채 앉아 있었다. 두 눈을 크게 뜬 채 다소 앞으로 숙이고 있는 그의 얼굴은 무감각해 보였고 눈동자에는 조그맣게 빛나는 빛의 반사가 마치 한 조각의 유리처럼 생기 없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은 자기 내면에 깊이 침잠해 있었으며 몸서리쳐지는 마비 상태 이외에 다른 표정이라고는 그 무엇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은 마치 사원의 현관에 있는 태곳적 짐승의 가면처럼 느껴졌다. 그는 거의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_ <베아트리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