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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2201748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05-09-16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 언젠가 사랑으로 다시 올 당신들을 위하여
1장 삶의 마지막은 언제나 살아온 모습과 닮았습니다
백금 귀고리를 하고 떠난 소녀
대문 옆에 피어난 참꽃
다이아몬드 반지가 담긴 보따리
고통없는 죽음을 준비하자
다시 태어나면 아기 낳고 살아볼래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
아름다운 뒷모습
백구두 네 켤레
응급실도 웃는 날
너무도 그립고 그리운 그리움이여!
2장 하늘로 간 이들이 별빛으로 내려오는 정토마을
시님! 나 여거서 죽어도 되지라?
새털처럼 가벼운 인생
부처님! 행복하게 조금 더 살고 싶답니다
마니주
오직 나의 팬
할매의 담배 연기
구녀산 도라지
진리의 태양은 하나입니다
호스피스 교육
3장 저녁노을 닮은 당신의 아름다운 동행이고 싶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된 스님
입 있는 사람 다 말해보시오
어느 수행자의 텅 빈 아름다움
행복한 여행을 시작하진 울 할배
극락의 즐거움은 어떠십니까, 스님!
천지의 주인이 되신 스님
극락에는 치과가 없소?
죽음 앞에서 죽음을 돌봐주시는 내 도반
4장 거세게 일어나는 저 파도처럼 거듭나소서
도반과 함께 걷는 길
잠 못 드는 밤
동해 바다에서
아버지 묘지에서
정토마을 물러가라! 환자가 웬 말이냐!
연꽃 피우는 사람들
우리는 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리뷰
책속에서
낮에는 주무시고 밤에는 아기처럼 보채시는 노보살님. 간호사들이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회의 때 말하곤 했다. 밤새 옆방에 계시는 암 환자들의 예민한 귀를 더욱 자극하게 하신다고 모두들 걱정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 과연 문제일까 싶어 노보살님 침상 곁에서 한참을 놀았다. "시님! 나는 복복혀. 복복혀." 처음에는 그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몰랐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서 나는 그 단어를 이렇게 이해했다. '답답혀! 답답혀!'
며칠이 더 지나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나에게, 나는 복복혀! 복복혀! 하시는 것이었다. 밤새 주무시지도 않고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보살님의 얼굴에는 불안, 초조, 두려움 같은 것들이 짙고 깊게 배어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시님이 곁에 있어 좋아 좋아, 라며 연신 말씀하셨다. 그러다가 또 "복복혀, 나 집에 가믄 복복혀서 죽어!"라고 하셨다.
... 그리고 얼마 후 나는 전라도에 사는 한 어르신께 전화해서 '복복혀'라는 단어의 뜻을 여쭈어봤다. 그러자 어르신은 복복혀라는 말이 '외롭다'라는 뜻이라고 했다. '외롭다. 죽고 싶을 만큼 외롭다.' 그 단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자 안쓰러운 마음이 울컥 들었다. 아들딸 다 있어도 병들고 늙으면 외로워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 걸... - 본문 132~13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