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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1403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야간 경비원의 일기 009
<야간 경비원이 일기>에 이어 124
작가의 말 13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것은 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매일 밤 도로 위를 떠도는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며 여성 혐오와 가난에 대한 이야기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두 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다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 거야. 이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줄일 수도 있다. 그것을 실현하지 않고 그것을 하는 것.
야간 경비의 수호성인 중 하나로, 구소련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어느 시인은 우리 시대를 ‘건물주와 야간 경비원의 시대’라고 했다. 역시 야간 경비의 수호성인이자 부코비나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나온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소비에트 연방 최초이자 최후의 파울 첼란 전공자인 블라디미르 니키포로프는 야간 경비원으로 일한다는 사실 자체가 반체제주의자라는 의미라고 했다. 건물주와 야간 경비는 체제와 반체제, 애널리스트와 시인,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서사와 반서사, 시와 반시, 휴머니즘과 안티 휴머니즘, ‘자본주의’ 리얼리즘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포스트 미디엄과 포스트 미디어를 뜻한다.
도시 위를 걷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고가도로는 위대한 발명품이다.
문제는 이 도로의 주인이 우리가 아니라는 거예요. 도시의 주인이 우리가 아니고 건물의 주인
이 우리가 아니고 골목의 주인이 우리가 아니고 길을 건널 때도 눈치를 봐야 하고 지하보도에서 잘 때도 눈치를 봐야 하고 광장에 모이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하늘은 먼지로 가려져 있고 땅은 시멘트로 덮여 있어요. 우리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갖지 못하는데 사실상 누구도 이곳을 볼 수 없고 주인이 될 수 없어요. 부자나 권력을 가진 자가 주인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끝없이 유예되는 거예요.
우리는 서울역을 지나 만리동 방향으로 걸었다. 작게 조성된 공원과 지하를 파서 광장 형태로
만든 윤슬이 보였다. 계단을 따라 도로 위로 내려갔다.
그래서 저는 서울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