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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허관 (지은이)
  |  
현대문학
2012-07-09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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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책 정보

· 제목 :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72756118
· 쪽수 : 288쪽

책 소개

2011년 현대문학 장편소설상 수상작. 친족과 공신들을 죽이고 왕의를 찬탈한 세조, 그 권력을 향한 집착과 그것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 단종애사 이면의 역사를 파헤친다. 작가는 기상청 주무관으로 근무하며 5년 동안 이 작품을 탈고했다고 한다.

저자소개

허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201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현재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센터 주무관으로 근무 중이다. 소설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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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붉은 둑이 푸른 옥수수 밭에 우뚝 섰다. 척후가 옥수수 밭을 지나 칙칙한 전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긴 행차도 숲으로 녹아들었다. 산문으로 들어갔다. 5리는 금방이었다. 월정사 일주문이 보였다. 일주문에는 문이 없다.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려고 문을 달지 않았다 한다. 문이 없는데 문이라 부르는 것, 그것이 일주문이다. 이곳부터 월정사다, 그러나 월정사는 보이지 않고 전나무만 빼곡했다. 월정사에서 월정사를 볼 수 없었다. 당연히 행차를 따르는 적도 보이지 않았다. 임금을 실은 연은 붉었다. 옥계에 치렁치렁 달린 수술이 붉었고, 발에 새겨진 봉황이 붉었기에 옥계 끝을 두른 금테도 붉게 빛났다. 붉은 연이 푸른 전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궁궐과 저잣거리에서 보던 위엄과는 달리 웅장한 전나무 숲 속으로 사그라지는 붉은 연을 보니 동네 언덕 넘던 꽃상여가 생각났다. 양정도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갔다.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고 문 없는 문을 만들었으니 그들도 들어올 것이다. 이미 들어갔을 수도.


“역사의 사실은 영원하지 못하지요, 그렇기에 모든 역사는 현재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판단되니, 아픈 곳은 잊고 싶고, 묻어버리고 싶겠지요. 대감처럼.”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진명스님이 힘주어 말을 이었다. “그러나 아무 역사나 묻고 잊으면 안 되지요, 역사도 되는 역사가 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 아무리 아파도 두고두고 간직해야 하는 역사가 있는 것입니다. 그때의 그 역사를 잊지 않고 똑바로 인지했으면 지금 저 임금이 저런 비참한 몰골로 이곳까지 안 와도 됐잖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창칼에 죽어가지 않았을 것이고요. 그래도 모르시겠습니까. 제가 정리해 드릴까요?”


돌고 도는 역사 속에서 돌고 도는 죄를 지으며 사는 것, 그것이 사람의 본모습이지요. 7백 년 동안 이곳에서 있었던 역사 말고도 수많은 역사가 있고, 임금도 대감도 숲 속의 저 사람들도 그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난 역사 속 잘못들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석가 공맹들처럼 성인의 말씀을 어기지 않고 그대로 행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부처며, 모두가 성인이 되었겠지요. 설사, 모두가 부처요 모두가 성인이 된다고 하면 그 세상 또한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애욕이 근본인 사랑도 없고, 사랑의 자식인 미움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갈등도 없는 세상, 그리하여 모든 근심이 사라진 세상, 불행이 없기에 행복도 없는 세상, 모든 중생이 그렇게 산다면 그것은 지옥보다 못한 삶이 될걸요. 사람도 하나의 미물에 불과합니다. 저 돌탑 아래서 비를 맞는 두꺼비와 하등 다를 바가 없지요. 사람을 동물과 분별하면서부터 사람의 불행이 시작되었고, 불행하기에 행복을 찾아 떠도는 길이 곧 인생이 아닐까요?” 임금과 그들을 이 깊은 산골로 끌어들인 것은 큰스님이다. 그리고 영의정은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결과는 알 수 있었다. 이 깊은 산골에서 누군가는 죽는다. “그럼, 임금의 용서를 돕는다는 것이 임금의 죽음인가요. 임금의 편안한 죽음?” 영의정의 물음에 큰스님은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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