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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아프리카여행 > 아프리카여행 에세이
· ISBN : 9788972884040
· 쪽수 : 784쪽
책 소개
목차
1. 프롤로그 암흑성 아프리카로의 탈출
2. 이집트 카이로 세상의 어머니라는 이름의 도시
3. 이집트 아스완 나일 강, 신들의 흔적을 따라서
4. 수단 옴두르만 알라는 살아 계신다, 춤추는 탁발승들
5. 수단 하르툼 모래를 베개 삼아 잠들며 사막을 가로지르다
6. 에티오피아 하라르 랭보의 발자취가 남은 야생의 도시
7.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그들은 모두 감옥에 있었다
8. 케냐 마르사비트 무장 강도들이 출몰하는 무법지대
9. 케냐 나이로비 FBI도 도둑맞는 범죄의 온상
10. 우간다 캄팔라 수상이 된 옛 친구 아폴로
11. 우간다 포트 벨 화물선 우모자 호를 타고 빅토리아 호수를 건너다
12.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망고나무 그늘에 모여 앉은 게으름뱅이들
13. 탄자니아 음베야 찰나여서 더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황혼
14. 말라위 릴롱궤 반짝이는 흰색 랜드로버를 탄 사람들
15. 말라위 좀바 35년 만에 돌아온 소체 힐 학교
16. 모잠비크 카이아 통나무배를 타고 국경을 넘다
17. 짐바브웨 하라레 백인들의 농장을 점거한 아프리카인들
18.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제3세계 아프리카 속의 제1세계
19.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류의 발상지, 온갖 인종이 모여드는 곳
20.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말라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인간’ 동물들
21. 모잠비크 마푸투 아름다운 관광도시의 음울한 얼굴들
22.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길의 끝에 이르다
23. 에필로그 블루트레인 블루스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아프리카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한결같이 우울했다. 나는 그곳에 다시 가고 싶었다. 우리가 흔히 신문에서 읽는 분쟁과 참사, 대학살과 지진 때문은 아니었다. 나는 다시 아프리카에서 숨을 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나는 넓디넓은 아프리카 땅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 중에 희망과 인간적인 즐거움과 향기도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요컨대 아프리카에는 빈곤과 공포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생의 땅을 뜻하는 ‘분두’에 다시 들어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오지를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싶었다. 나는 이미 30여 년 전에 그곳, 세상에서 가장 푸른 대륙의 한복판에서 행복하게 살며 일한 적이 있었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긴 사파리를 끝내고 돌아와 1년 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시간 지체, 총격과 고함, 절도 등 너무 많은 것에 대해 나는 잘못 알고 있었다. 학살이나 지진은 없었다. 지독한 열기와 끔찍한 길은 있었다. 버려진 기차도 눈에 띄었고 전화는 잊고 지내야 했다. 백인 농부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모든 게 개판이야!”라고 소리쳤다. 아프리카는 내가 이곳에 살던 30여 년 전보다 물질적으로 피폐하다. 더 굶주리고 더 가난하며 교육의 혜택마저 누리지 못한다. 더 비관적이고 더 부패한 듯하다. 정치인은 주술사와 다를 바가 없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여느 때보다 무시받는 처지로 전락해, 내 눈에는 지상에서 가장 지독한 거짓말에 짓눌린 사람들처럼 보였다. 정부의 속임수에 농락당하고, 외국 전문가들에게 사취당하며, 자선단체들에게 우롱당한다. 사방팔방에서 속임수가 판쳤다. 아프리카에서 지도자가 된다는 건 도둑이 된다는 것이나 똑같았다. 설상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순진함을 훔쳤고, 자기 이익부터 챙기는 원조기관들은 그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었다. 그 여파로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기 땅에서 발을 질질 끌며 힘겹게 살거나 다른 나라로 떠나려고 애썼다. 그들은 구걸하고 애원했으며, 막돼먹은 사람처럼 당연한 권리인 양 뻔뻔하게 돈과 선물을 요구했다. 아프리카는 하나의 공간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잡다한 공화국과 너저분한 부족국가가 뒤섞인 곳이다. 나는 병에 걸려 궁지에 빠지기도 했지만 조금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즐겁고 뜻밖의 깨달음을 얻는 여행이었다. 이 짤막한 말에는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적어도 한 권의 책이. 어쩌면 이 책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