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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72889052
· 쪽수 : 146쪽
· 출판일 : 2007-06-30
책 소개
목차
1. 선조께서 승하하시다
2. 누명을 쓰고 죄인이 되다
3. 영창대군을 잡아가다
4. 서궁에 갇힌 대비
5. 나인들의 음모와 횡포
6. 영창대군의 죽음
7. 서궁에 불이 나다
8. 서궁의 문이 열리다
책속에서
상감은 정명공주와 영창대군 두 아기씨 중에서도 영창대군을 유난히 미워해서 이렇게 말했다.
“대비전에 문안을 드리러 가면 대군의 소리가 참 듣기 싫더라.”
어느 날 상감께서 문안 오셨을 때, 공주와 대군 아기씨를 앞에 앉혀 뵙게 하였다.
상감께서 정명공주를 쓰다듬으며 영민하고 예쁘다고 하셨으나, 대군은 본체만체하였다.
“너도 상감 앞으로 나오라.”
대비께서 말씀하시니, 대군께서 상감 앞에 나아가셨으나 역시 본 체도 않으셨다.
“형님이 누님은 귀여워하시고 나는 본 체도 않으시니, 나도 누님처럼 여자로 태어날 것을 뭣 때문에 사내로 태어났을꼬.”
대군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며 하루 종일 우시니 보기에 딱했다.
대전(상감)은 늘 이렇게 일렀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두려울 게 없으나, 세자(광해군의 아들)에게는 대군이 조카가 되는데, 일찍이 세조께서도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올랐으니 또 그런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노라. 내 반드시 대군을 없애어 세자를 편히 살게 하리라.” -20~21쪽 중에서-
이해 정초에 이르러 문안드리는 내관에게 또 한 번 이르시었으나, 역시 대답이 없었다.
나인들도 문 열 때를 몰라 답답하고 민망하였다. 웃전께서 대군과 함께 죽으시려고 생각하실 때에, 만약 대비께서 죽게 되면 나인도 죽을 것이요 그렇게 되면 저희가 입은 옷들로 시체를 싸리라 생각하고 나머지 옷을 모두 궁 밖으로 내보낸 터였다.
이제 대비도 나인들도 모두 살았으나, 입을 것이 마땅치 않았다. 나인들이 밖에서 옷을 들여올 수 있게 해달라고 내관에게 빌었지만 들은 체를 않으니, 나인들이 구석에 모여 앉아 울었다. 웃전께서 나인들에게 입을 것들을 주시고 당부하며 이렇게 이르셨다.
“설움을 조금만 견디어라. 나는 나라의 어른으로서 남에게 잡혀 인질이 되었고,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던 대군을 내주었으니, 너희도 답답함을 잘 견디어 내관에게 통사정하는 일은 말아다오. 행여 바깥소식을 들을 길이 있다 해도, 자칫하면 상하가 서로 기별하여 바깥소식을 듣고 지내는 줄 여기게 될 수 있으니, 조심하고 소식을 알릴 생각은 말라.”
-72~74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