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8897414456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06-03-20
목차
1권
저자의 말
쓰러지는 왕권, 일어서는 족벌세도
유랑의 무리와 굶어 죽을 자유
상인들의 전성시대
요원의 불길, 임술농민항쟁
조선 호랑이, 흥선대원군
물러나지 않으면 몰살시켜라
개국에서 속국으로
풍운아 김옥균
조선인은 무엇으로 먹고 살겠는가?
새야 새야 파랑새야
옥호루의 참극과 을사조약
빨대를 꽂아라!
이승만과 김구
암흑기의 두 계급, 자본가와 노동자
김일성과 박헌영
2권
저자의 말
해방정국 1
해방정국 2
제주 4.3 항쟁
그냥 죽여요, 그냥!
한국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참전은 최대 이익, 그 반대는 손실
전쟁, 정치, 전선, 그리고 평화
재벌의 씨앗
잿더미 위에서
4.19에서 5.16까지
돈에는 국적이 없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70년대에서 오늘날까지
참고도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선 객주 한인수의 몰락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간교한 왜놈 상인, 능구렁이 같은 되놈 장사꾼들과 머리를 처박고 경쟁해온 지 십 년이 훨씬 넘었지만 지금처럼 곤경에 빠진 적은 일찍이 없었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요시다가 들이닥칠 것이다. 그때까지 무슨 수를 내지 못하면 점포는 물론이고 집과 논밭까지, 전 재산을 몽땅 날려버리게 된다.
"넨장맞을 돈!"
한인수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 애꿏은 엽연초 가루만 꾹꾹 주물러댔다. 이제 모두 다 그놈의 '화폐정리' 때문이었다. 조선 상인 등쳐먹는 왜놈의 도깨비놀음에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던 것이다. 1905년 1월 조선 정부의 재정고문인 메가다는 '화폐정리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지금부터 육 개월 후인 7월 1일을 기해 조선 돈인 엽전을 일본의 제일은행권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 1권 본문 156쪽에서
현다이, 넘버 원!
이병철이 부산 국제시장에 설탕을 풀어놓고 있을 즈음, 그보다 다섯 살이 적은 건설업자 정주영은 서울에 있었다.
그는 전쟁통에 텅 비어버린 용산 일대 주택가와 고물상을 누비고 다니며 보일러통, 파이프, 세면대, 욕조, 양변기 등을 닥치는 대로 떼어내 차에 실었다. 조선 호랑이 흥선대원군의 사저였던 운현궁 내부를 보름 안에 현대식으로 개조해 달라는 미국 당국의 명령을 받고 부족한 설비와 공구들을 현지 조달하고 있는 참이었다.
(...) 정주영은 강탈한 자재와 공구를 가지고 열흘 이상 휴식 없이 돌관 작업을 강행했다. 그렇게 해서 약속한 시각보다 일찍 공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 1950년 1월에 설립된 현대건설은 전쟁 기간 동안 미군 부대가 발주하는 공사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당시 달러는 현금 이상이었다. 현대는 그것으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든든히 구축했다. - 2권 본문 190~19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