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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424208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5-20
목차
그림을 그리며
시인의 말 ···· 3
제1부 그리움이 된 수수팥떡
그리움이 된 수수팥떡 ···· 10
생명의 근원 ···· 12
아버지의 과외공부 ···· 14
부용화 ···· 16
취향 ···· 17
숨겨진 코드 ···· 18
시간은 자정을 넘어 ···· 19
울림 길 ···· 20
슬픈 사랑은 싫어 ···· 21
나 그대를 사랑하므로 ···· 22
빗속으로 사라진 사람 ···· 23
낙엽 한 잎의 무게 ···· 24
상달 강변에서 ···· 25
은행잎을 보며 ···· 26
제2부 거북 의사당
금린어 ···· 28
거북 의사당 ···· 29
민초의 자화상 ···· 30
둥글지 못한 역사 ···· 31
반영 ···· 32
어둠 너머를 볼 수 있다면 ···· 33
쇠파리 ···· 34
지문 반기를 들다 ···· 35
문자 비빔밥 ···· 36
그대는 행복하신가요 ···· 38
코이울프 또는 뱀 ···· 40
불멸의 비밀 ···· 42
므두셀라 ···· 43
천라수(天蘿水) ···· 44
광화문 광장에서 ···· 45
코드 ···· 46
제3부 새해를 여는 기도
새해를 여는 기도 ···· 48
눈물로 쓴 글씨를 읽다 ···· 50
환상의 새 ···· 52
뜻밖의 선물 ···· 53
바람 무대에 올린 언약 ···· 54
바닷가에서 ···· 56
오월의 꽃이여 ···· 57
나는 어디에 속하는 걸까 ···· 58
택배로 온 행복 ···· 59
쓸쓸한 산책길 ···· 60
질긴 인연 ···· 62
화전 ···· 64
늘 그리운 것은 ···· 66
꽃이 전하는 말 ···· 68
신세계를 향하여 ···· 70
종다리 편지 ···· 72
장맛비가 준 손맛 ···· 73
인생의 가을을 위해 ···· 74
제4부 장화리 바닷가
장화리 바닷가 ···· 76
다시 겨울이 오고 ···· 77
북정 마을 ···· 78
윤동주 언덕에서 ···· 80
서울역에서 ···· 81
동박새 ···· 82
현충사에 깃들다 ···· 84
소악의 봄 ···· 86
명륜당 뜰에서 ···· 88
궁산에서 ···· 90
팔월의 바다 ···· 91
21g의 영혼 자유를 찾아 ···· 92
선유정의 밤 ···· 94
목멱조돈 ···· 95
호수에 뜬 달 ···· 96
참성단에서 ···· 98
임진각 인동초 ···· 99
선유도 대나무 ···· 100
제5부 자연이 보약
꽈리 피리 ···· 102
가을 풍경 ···· 103
자연이 보약 ···· 104
호수 ···· 105
안개 자락 옷을 입다 ···· 106
비를 맞다 ···· 108
하눌타리 ···· 110
대책 없는 봄 ···· 111
눈꽃과 봄꽃 ···· 112
칠 일 사랑을 위하여 ···· 114
이상한 여름 ···· 115
자미궁 ···· 116
장미의 계절 ···· 117
사랑의 계절 ···· 118
혼돈의 세월 ···· 119
식물에게 배운다 ···· 120
꽃에서 읽은 가치 ···· 121
계피 방향제 ···· 122
문학과 나의 인생 ···· 123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리움이 된 수수팥떡
밥보다 떡을 좋아하는 나는
늘 달력에 생일 동그라미 그렸다
친구들과 고무줄놀이에 뜀뛰기
마음껏 놀 수 있고
밥 적게 먹는다는 잔소리 안 들었다
동글동글하게 빚은 수수 반죽
끓는 물에 가만가만 떨어뜨려
팔팔 끓어 떠오르면
붉은 알 건져 내어
으깬 팥고물 고루고루 묻혀
광주리에 펼쳐 놓으면
떡 하나 집어 먹고 냠냠
잡귀야 물러가라
팥 덩이 하나 주워 먹고 훠이훠이
도깨비야 물러가라
동지놀이에 빠져 초승달
지워지는 줄도 모르고
동네방네 떠들썩하게 했다
건강하게 자라나는 비결이라며
엄마는 팥떡을 만들어
아홉 살 넘도록 딸을 챙기셨다
흐르는 세월에 잊어버린 그 시절
시간 속에 갇힌 그리움이 되었다
진화에 떠밀린 전통문화
떡 접시 놓였던 자리
나이만큼 밝혀진 촛불 뒤에서
팥떡 향기에 젖은 어머니
빙그레 웃으며 불러본다
생명의 근원
아흔 해가 되도록 길어 올렸으니
그 가슴에 무엇이 남았을까 싶은데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들려오는 음색은 사랑이다
웃음 옷 입은 애틋한 사랑
봄날 양지에 걸어 둔 하얀 수건처럼
맑음이 뚝뚝 떨어지는 음성으로 빚은 사랑
환갑 넘은 딸에게 주는 삶의 양식이다
모천은 늘 그 자리에 있어
필요할 때만 찾는 생명수가 되었음에도
맛과 모양이 변함없으신 어머니
홀로 계신 것이 안쓰러워 찾아가면
손수 지어 주시는 밥 한 그릇
후다닥 비우고 되돌아오는 길
정류장까지 손잡고 걸으신다
아직도 초등학생 어린이로 생각하시는 듯
차 조심해서 가라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라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모천을 흘러내리는 사랑
십 분의 일도 뿜어내지 못하고 산다
아버지의 과외 공부
삶의 행간을 지워 버린
고귀한 숨결 시간에 묻힌다
심장의 파동 그치고
유언 한마디 없이
미소에 모든 것 감춰 버린 아버지
살아가다 그리움 밀려들면
고뇌에 찬 어록 해독하지 못해
바둑판 앞에 앉는다
생전에 가르쳐 주신 놀이 오목과 화투 육백
성질 다스리는 법 배우라고
속지 말고 현명하게 살라고 가르치셨다
천자문 대신 택한
아홉 살 과외 공부
권장 도서 완독은 못 했어도
주마등으로 훑어본 열아홉 선과 점의 만남
361자리, 검은 돌 흰 돌
허전할 때는 은하수 되어 흐른다
매를 들지 않으셨던 아버지
별난 과외 공부에
은하수 첨벙첨벙 걷다 보면
풀지 못할 문장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