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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3324048
· 쪽수 : 536쪽
· 출판일 : 2025-11-11
책 소개
목차
등장인물 7
안녕 긴 잠이여 11
후기 518
후기를 대신하여: 세기말 범죄사정 520
옮긴이의 말 530
옮긴이의 말(2025) 533
리뷰
책속에서

“탐정이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그런 건 아니고. 어느 쪽인가 하면 빠른 공에 익숙한 타자를 느린 공으로 처리하는 것 같은 일이야. 자네가 주무기로 삼는 투구지.”
우오즈미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것까지 조사하셨어요? 이제 옛날이야기죠. 아니, 그런데 왜 저는 탐정이 될 수 없다는 거죠?”
“탐정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남의 트러블을 밥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야. 자네처럼 십일 년 동안 자기 자신의 트러블에 파묻혀 살아서야 스스로에게 지불할 조사비만으로도 파산하고 말걸.”
“흐음. 제 문제도 정리되지 않았는데 남의 문제를 다룰 수야 없지 않느냐는 말씀인가요? 하지만 탐정이 남의 트러블을 좋아하다니, 그렇게 야비한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데요.”
“내 성격은 밖에서 보이지 않는 면이 많지. 게다가 업무라는 이름이 붙으면 어떤 일이건 우선 자기 성격을 억누르는 일부터 시작하는 거 아니겠어?”
“무엇을 물어보건 늘 딱 어울리는 답변이 준비되어 있군요.”
우오즈미가 이번에는 어울리지 않게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이것도 알코올의 효용인 걸까? 알코올이 진심을 이끌어낸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술만 먹으면 사람이 변한다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지니지 않은 것이 겉으로 드러날 리는 없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술을 마시지 않은 멀쩡한 상태일 때는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본인뿐이다.
“자네 질문이 시시하기 때문이지. 그런 질문에는 언제든 원하는 대로 옳은 답을 찾을 수 있네. 하지만 진짜 질문에는 쉽게 대답할 수 없지. 아마 답보다 질문 자체에 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을 테니까…… 잘난 척하는 건 아니야. 이 세상에서 우리 탐정만큼 시시한 질문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종도 없으니 직업상 아는 거지.”
나는 마스다 게이조에게 ‘잘 자’라고 말하고 가부토 신사를 떠났다. 하지만 그때 나는 ‘잘 가’라고 했어야 했다.
나는 누군가와 작별하며 ‘잘 가’란 말을 제대로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 말을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