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74564063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8-04-21
책 소개
목차
농민
만보노인
모우지도
기우제
며느리
농부전초
참고자료
연륜의 허실
나의 아호, 나의 이명
농촌과 한국 문학의 길 - 백철 문학평론가
억(憶), 무영 선생 - 송지영 소설가
농민소설의 선구자 이무영 - 김봉군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각하면 그 땅 몇 뙈기 소작을 얻느라고 공도 많이 들였었다. 장쇠의 할아버지 원 첨지와 치수, 장쇠-이렇게 삼대가 사흘밤을 밝히어 토끼섬에서 잡은 잉어 두 마리에 척척 엉기는 약주술 한 단지를 메고 가서 얻은 논 서 마지기, 치수 자시이 씨암탉 한 쌍에 산삼 한 뿌리를 갖고 가서 얻은 갬뜰 구렛보의 너 마지기 그리고 장쇠가 열다섯 살 때 덫을 놓아서 잡은 꿩 한 마리를 코 아래 진상하고서 얻은 밭 한 뙈기, 남의 땅이건만 정도 들었었다.
그러나 차라리 앉아서 빳빳이 굶어죽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이제 그 일을 당하고서는 김가네 땅을 부칠 수가 없다. 그래서 치수는 땅을 내어던지고 작은아들 장길이와 아주 나무장수로 나섰던 것이다. - 본문 65쪽에서
어려서부터 곡식과 함께 살아온 방순이다.
어른들한테서 듣고 보고 해서이기도 하지만 가뭄에 타죽어가는 곡식을 보는 것은 정말 자기 자신이 말라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이기도 했다.
사실 비가 푸근히 와서 곡식들이 거무데데하게 부쩍부쩍 자란다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싶다.
그러고 또 곡식들이 그렇게 자라기 시작하면 그런 잡념이 생길 틈이 없었을 것이다.
들에 나가보면 논은 묵어자빠졌고, 수수다, 조다, 시지어 그것도 입에 넣는 곡식이라고 옥수수까지 잎이 새들거린다. 날로 날로 말라비틀어지는 곡식 잎을 보니 사람도 그대로 시드는 것만 같다. - 본문 31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