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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7527842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09-11-18
책 소개
목차
1권
추천의 글 ……4
프롤로그 ……9
진실과 사실 ……13
본 어게인 ……55
슬픈 괴물의 전설 ……92
우울한 부다페스트 ……129
존재하지 않는 자 ……160
상처 입은 고양이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188
짐작보다 많은 일들 ……220
하트 & 애로우 ……253
심장이 없어 ……286
2권
추천의 글 ……4
코드 블랙 …… 9
과거, 현실이 되다 …… 52
보이지 않는 손 …… 90
2014 공동경비구역 ……119
되게 하소서 …… 146
강물을 건너는 법 …… 172
괴물 vs 괴물 …… 206
야비한 만남들 …… 238
진실과 사실 …… 270
에필로그 …… 31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책상에는 아직 스탠드가 밝혀져 있었다. 사우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시침은 3을 넘어 4를 향해 달리고 있다. 사우는 몸을 일으켜 현준의 등 뒤로 갔다. 현준은 대충 훑어보기만 하는지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이거 봐, 꼴통이 공부는 무슨 공부?’
사우는 현준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야, 이 미친놈아. 그렇게 읽는 시늉이나 하려면 차라리 퍼자라. 괜히 형님 수면 방해하지 말고.”
현준이 고개를 뒤로 돌리며 대꾸했다.
“잠이 덜 깼나? 공부하고 있는 사람 왜 건들고 난리야?”
“야, 그렇게 후다후닥 책 넘기는 게 공부냐?”
“공부하는 거 맞다니까!”
“어휴, 알았다, 알았어. 그런 식으로 공부 많이 하세요, 네.”
사우는 어이없다는 듯 현준을 쳐다보다가 다시 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현준에게 대학원에 진학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졌을 때 내심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 현준이 아니라 사우였다. 그는 또 현준에게 뒤처지고 만 것이다. 왜 그가 아니라 현준이란 말인가? 겉으로는 그 나이에 억지로 대학원에 진학해야 하는 현준을 동정하는 척했지만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는 도저히 꺼질 것 같지 않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진실과 사실’ 중에서
사우는 참을 수 없는 갈증 때문에 눈을 떴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정수기 물을 한 컵 쉬지 않고 들이켰다.
어슴푸레한 창밖으로 소담스러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밤새 켜둔 주황색 간접 조명은 평화로운 실내의 모습을 은은히 비추었다.
침대 위의 승희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현준의 팔을 베고, 현준의 가슴에 팔을 두른 채 쌕쌕 고른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사우의 가슴이 자꾸 먹먹해졌다. 글루미 선데이. 사우에게는 너무 우울한 일요일 새벽이었다. - ‘본 어게인’ 중에서
벽난로가 있는 아담한 일본식 주점에서 승희는 따뜻한 사케를 한 잔씩 마셨다. 한쪽 벽면에는 이곳을 방문했던 손님들의 사진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대부분은 젊은 연인들이었다. 그러다가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V자 손가락을 내밀고 웃는 사진을 발견했다. 승희는 그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여기 있는 이 많은 사람들 증에서 과연 누가 이들처럼 함께 늙어갈 수 있을까?’
그러면서 승희는 현준을 떠올렸다.
‘그럴 수 있을까? 우리도…….’
날짜와 이름이 다양한 필체로 적혀 있는 사진을 둘러보면서 승희는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게 현준을 생각했다.
건너 테이블에는 어린 연인이 앉아 있었다. 예쁘게 포장된 사탕봉지를 가슴에 안은 여자가 발랄하게 웃자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은 남자도 환하게 웃었다. 종업원이 이들에게 포즈를 주문하면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들이댔다. - ‘슬픈 괴물의 전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