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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604149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2-12-10
책 소개
목차
1. 추리학
2. 사건에 대한 진술
3.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서
4. 대머리 남자의 이야기
5. 폰디체리 저택에서의 참극
6. 셜록 홈즈의 논증
7. 통에 얽힌 이야기
8. 베이커 가 소년 탐정단
9. 끊어진 사슬
10. 섬사람의 최후
11. 아그라의 멋진 보물
12. 조너선 스몰의 기묘한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중요한 점만 말씀드리죠. 저희 아버지는 인도에 주둔하던 연대의 사관이셨는데 제가 아주 어릴 때 저를 영국으로 보내셨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영국에는 의지할 만한 곳도 없었지요. 하지만 저는 에든버러에 있는 시설 좋은 기숙학교에 들어가서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거기서 살았습니다. 1878년에 연대의 선임 대위였던 아버지가 1년 동안 휴가를 얻어 영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런던에서, 아버지는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보를 보내면서 랭엄 호텔에 묵고 있으니 바로 그곳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 전보는 다정함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는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마차를 타고 랭엄 호텔로 갔습니다. 그런데 호텔에 물어보니 모스턴 대위가 숙박하는 건 맞지만 어젯밤에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날 밤, 호텔 지배인이 권하는 대로 경찰에 신고했고, 다음 날 아침에는 모든 신문에 광고를 냈습니다. 여러 가지로 손을 썼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불행에 빠지셨을 아버지에게 아무런 연락도 오질 않습니다. 아버지는 편안히 쉴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귀국하셨는데, 도리어 그것 때문에…….”
모스턴 양이 한 손을 목으로 가져가며 흐느끼기 시작했고 거기서 이야기가 끊겼다.
“그게 언제 벌어진 일입니까?”
홈즈가 수첩을 펼쳐 들며 말했다.
“아버지가 행방불명되신 게 1878년 12월 3일이었으니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아버지의 짐은?”
“호텔에 그대로 남겨 두었어요. 하지만 그 안에 단서가 될 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옷 몇 벌과 책 몇 권, 그리고 인도 동쪽의 벵골 만 동부에 있는 안다만제도에서 수집한 진귀한 물건들이 여러 개 있었을 뿐입니다. 아버지는 그 섬에서 교도소 경비대 대장으로 계셨거든요.”
“아버님 친구 중에 런던에 사는 분은 안 계십니까?”
“제가 알기로 딱 한 분 계세요. 아버지와 같은 봄베이 보병 제34 연대의 숄토 소령님이죠. 소령님은 그 일이 생기기 얼마 전에 퇴역하셔서, 런던의 어퍼 노우드에 살고 계셨어요. 물론 그분에게도 연락을 해 봤지만 동료였던 아버지가 영국에 돌아오신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녀석들의 소굴에 도착하면 무기가 필요해질지도 몰라. 조너선 스몰은 자네에게 맡기겠지만 다른 놈이 덤벼들면 총을 쏘겠네.”
홈즈는 그렇게 말하면서 권총을 꺼내 탄창에 총탄 두 발 넣은 뒤, 웃옷 오른쪽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우리는 토비의 뒤를 따라, 드문드문 주택들이 서 있는 교외의 시골길을 지나서 런던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집들이 끊임없이 늘어선 거리로 접어들었다. 노동자들과 부두의 인부들이 벌써 일어나 서성거렸고, 아직 몸치장을 못한 여자들이 덧문을 열거나 문 앞을 청소하고 있었다. 지붕이 네모난 골목의 여인숙은 이제 막 문을 열었는데 거칠어 보이는 사내들이 세수를 하고는 소매로 수염을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 주변에 있던 낯선 개들이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우리의 토비는 때때로 강한 냄새가 날 때마다 코를 킁킁댈 뿐,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그저 땅바닥에 코를 대고 앞으로 나아갔다.
“조너선 스몰, 일이 이렇게 돼서 참 유감입니다.”
“선생,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설마 이번 일로 교수형을 당하지는 않겠지요? 성경에 맹세컨대 나는 숄토 씨에게 손도 대지 않았소. 그 지옥의 사냥개 같은 통가가 독침으로 저지른 일이오.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책임이 없소이다. 아니, 오히려 피를 나눈 사람이 죽기라도 한 것처럼 슬퍼했지. 그 작은 악마를 밧줄로 패 줬지요.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소.”
스몰이 거짓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담배 한 대 태우시고 이 위스키도 한 모금 드시죠. 몸이 젖어서 춥겠군요. 당신이 로프를 타고 올라가는 사이에 그 조그맣고 힘없는 흑인이 숄토 씨를 해치울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잘 아시는구먼. 사실은 그 방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소. 그 집안의 일과를 잘 알고 있었는데 평소 같으면 숄토 씨는 그때 식사를 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 있었을 거요. 나는 어떤 것도 숨길 생각이 없으니 전부 말하겠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내게 가장 좋은 변명이 될 테니까. 만약 내가 늙어 빠진 숄토 소령 때문에 교수형을 당한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요. 그 녀석을 죽이는 일이라면 이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울수 있거든. 하지만 아무런 원한도 없는 그의 아들 때문에 감옥에 가야한다면 나도 견딜 수 없을 게요.”
“당신의 신변은 런던경찰국의 애설니 존스 씨가 보호합니다. 그가 당신을 우리 집으로 데려올 겁니다. 그때 사건의 진상을 들려주시죠. 숨김없이 말입니다. 그럼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독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퍼지죠. 그러니까 당신이 방에 들어가기 전에 숄토씨는 이미 죽었을 테고 나는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