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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6823625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모리스 블랑쇼 선집』을 발간하며
『죽음의 선고』
옮긴이 해제_‘이야기의 이야기’ 혹은 문학적 사건의 원형
모리스 블랑쇼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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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지금까지 나는 어떤 특별한 것도 놀라운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특별함은 내가 멈춘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내 뜻에 달려 있지 않다
그런데 그것은 평소 그녀의 프랑스어와는 다른 더 유아스럽고 더 수다스러운 언어였다. 마치 모르는 언어를 사용하는 나의 말에 따라 그녀의 말도 무책임해진 것처럼. 내게 그토록 미지의 것인 그 다른 언어 안에서 나 역시 무책임한 듯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진실한 단어들을 사용했다면 결코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침묵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을, 거의 멋대로 지어낸 표현들로 이루어진 그 비현실적 더듬거림, 내 머리로부터 천 리나 떨어진 곳에서 그 의미가 결정되는 그 더듬거림이 나로부터 그것을 끄집어냈고, 발성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작은 도취감을 느끼게 하였으며, 그리하여 한계를 의식하지 못하고 적정선을 넘어 무모하게 나가게 만들었다
블랑쇼는 우리가 ‘이미지적인 것’(l’imaginaire)을 만나게 되었을 때 이런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말한다. 『죽음의 선고』는 이런 느낌을 자아내는 것들로 가득한데, 이 책이 블랑쇼 자신의 ‘이미지적인 것’과의 만남의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지적인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현실의 외양을 무너뜨려 현실의 심층을 보게 만들고, 우리를 이 심연 혹은 바깥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죽음 같은 것이다. 낯설고 두려운 것이지만 사실은 억압된 낯익음이기도 한 것이다_‘옮긴이 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