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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세계문학론 > 러시아문학론
· ISBN : 9788976826688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2-01-03
책 소개
목차
약어표 5
머리말 7
서론 13
1장·고골과 도덕주의자 그리고 19세기 정신의학 39
2장·도스토옙스키: 간질에서 선구자라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107
3장·톨스토이와 러시아 정신요법의 시작 167
4장·데카당파, 혁명가 그리고 국민 정신보건 257
5장·천재연구소: 소비에트 초기의 정신의학 313
참고문헌 386
옮긴이 후기 413
책속에서
정신의학자들은 병적학을 쓰고 문학작품 속 인물에 대해 논함으로써, 정치적 원인을 문학비평 형태로 토론하는 러시아식 전통을 공유했다. (…) 러시아의 정신의학자들은 햄릿의 우유부단함과 소심함이 햄릿을 압박하는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자국의 정치적 상황을 투사했다. 햄릿이 처한 상황에 의해서든 러시아의 당대 상황에 의한 것이든 간에 억압은 사람의 성격을 꼬이게 하고 “불완전한 심리 상태”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억압받고 신경쇠약증에 걸린 러시아 지식인들에게서 햄릿 같은 의지박약의 모습을 보았다. 1905년 최초의 러시아 혁명은 정치적 상황을 변화시켰고 정신의학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환자를 접하게 된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젊은 시절에는 사회주의 사상의 지지자였다. 수년간의 고통과 반성 후 보수적이 되어 그의 이후 소설은 급진파의 극단적 정책에 대한 신랄하고 심도 있는 비평을 담기 시작했다. 반면 급진적 문학비평가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신경질적” 재능을 강조했다. 그중 일부는 심지어 인간의 고통에 대한 도스토옙스키의 관심이 아집과 가학적 취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 조셉 프랭크의 표현에 의하면, 비평가, 정신의학자 그리고 일부 문학사가의 공조하에 도스토옙스키는 점차 “자신의 반쯤 미친 공상을 통해 환각적 힘을 가진 소설을 창작해 내는 실성 직전의 고통받는 천재”로 인식되었다.
톨스토이는 말과 행동 모두에서 담대했다. 비평가들이 톨스토이를 정신이상자라고 공표했을 때, 그는 역으로 온 세상이 “미쳤다”라고 주장했다. 톨스토이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긍정적 가르침은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동시대인에게 더 강력하게 다가갔으며, 정신과 의사를 포함한 의사들 역시 톨스토이의 철학과 문학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톨스토이의 가르침에 따라 개선하고자 했다. 심지어 일부는 자신들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의 염세주의가 보호 관리 치료법과 상충할 때는 물론이고, 정신요법과 정신분석 도입을 옹호할 때조차도 톨스토이의 인생철학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