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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0694631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03-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시와 사유 · 하나 9
제1부 말귀
말귀 13 / 빠스각 빠스스각 14 / 월광 소나타 16 / 하몽하몽 17 / 환상곡 18 / 미완성 20
시와 사유 · 두울 23
제2부 달맞이꽃
달맞이꽃 27 / 칸나 28 / 바람과 바람 사이 그녀가 서 있었네 30 / 흰 몸 31 / 환幻 32 / 입술과 달 34
시와 사유 · 셋 37
제3부 앰뷸런스
꽃샘 은유 41 / 앰뷸런스 42 / 이 시인 놈아 44 / 월검月劍 46 / 화전花煎 47 /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불안 48
시와 사유 · 넷 51
제4부 시검詩劍
누설 55 / 시검詩劍 56 / 독참獨參 58 / 덩굴장미 59 / 하霞 60 / 모란 62
시와 사유 · 다섯 65
제5부 황진이
초희 69 / 황진이 70 / 귀면鬼面 72 / 천년 바람 73 / 아내에게 74 /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76
자전 해설
시는 어디에서 오는가 79
저자소개
책속에서
꽃 속엔 거울이 보고 있었네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네
어둠이 내리면 사라져 버릴
이상한 일이었네
잃어버린 사랑이 와 있었네
목걸이와 루주와 반지는
바람의 손톱에서 자랐네
그 겨울 흰 눈의 이야기들이
빠스각 빠스스각 쏟아져 나왔네
그녀는 붉은 목소리로 말했네
폭설 속 메아리가 묻히기 전까지,
가슴속 흐르는 물소리가 들렸네
꽃 속엔 거울이 누워 있었네
―「빠스각 빠스스각」
그 밤 열쇠를 들고 급히 차를 몰고 나갔는데, 곧 돌아온다고 했는데, 막막했는데…, 너무 붉어 보이지 않았는데, 캄캄한 길 밖에서 혼자 서 있었는데……,
그때 왜 눈물이 흐억 흐억 흐억 솟구쳐 올랐는지 몰라
해가 넘어갔는데, 어디에서 분명 잃어버렸는데, 명치끝이 너무 아파 한밤중 짐승처럼 발버둥 쳤는데……,
흰 눈과 흰 눈 사이에 그녀가 서 있었는데, 몸이 없어도 꼭 온다고 했는데…, 철컥, 철컥, 철컥, 겨울은 또 어쩌자고, 빈 차고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지 몰라
―「달맞이꽃」
오늘 하루가 이 지상에서
그냥 흘러가도 되는 줄 알았다
너를 만나기 전엔,
오늘 하루가 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날인 줄 알았다
너를 만나기 전엔,
저 길거리에 봄이 그냥 오는 줄 알았다
그냥, 매화가 피고
그냥, 목련 꽃잎이 떨어지고
아까운 목숨들이 간밤에 사라져 가도,
음압 병실에 실려 가는
그 다급한 앰뷸런스 소리를 듣기 전,
오늘 하루는
마음대로 쓰다 버리는 몸인 줄 알았다
한 번도 절실하게 별을 쳐다보지 못한 눈빛
너를 만난 후,
39.5℃의 열에 들떠 어둠 속 허우적거려야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앰뷸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