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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069491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10-2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혼자 있는 시간
그림자 · 혼자 있는 시간 · 천제연폭포 · 살풀이춤 · 달이 떠도 · 작별 의식 · 바윗등 · 노래처럼 눈이 내리고 · 사람의 마을 · 지나간 사람들 · 돌길에서 · 낮술 · 가을 단상 · 내 마음이 이래요 · 검은 모래가 있는 바닷가 · 눈 이야기 · 오래된 후회―비양도
제2부
도원지의 가을 저녁
도원지의 가을 저녁 · 자작나무 숲에서 · 초승달 · 월정사 매화 향기 · 봄 연못 · 숨어 있기 좋은 바다―오조리 포구 · 진달래 사태 · 감귤밭에서 · 한라산 노을―위미리 동백마을 · 압해도 · 파도 · 감포에 와서 · 라일락꽃 아래에 서면 · 따라비 오름 · 내 사랑은 낮은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 아름다운 시간 · 후포 · 별 헤는 밤
제3부
새들도 눈을 들어
신호등에 멈춰설 때마다 · 하얀 속 · 내게도 달이 있어요 · 봄마중 · 가뭄 · 어떤 하늘―딸아이 생일에 · 칠엽수에게서 · 천 개의 눈과 마음―남해 금산 · 초승달과 금성 · 느영나영 나무 · 새들도 눈을 들어 · 비 내리는 성모 동산 · 황산마을에서 · 사람이 온다 · 애기애타 혹은 도산의 눈물 · 어른 김장하
제4부
엄마의 섬
엄마를 위한 밥상 · 아버지 생각 · 엄마의 섬―사량도에서 · 옛집에서 · 사랑의 환상 · 눈물꽃 · 엄마라는 달 · 내 사랑은 · 언니의 장어국 · 쓸쓸한 일 · 삼천포 바다 · 삼천포 사람들 · 벚꽃잎이 눈처럼 휘날릴 때 · 말이 집을 잃다 · 죽음이 죽음을
해설
마음의 안과 밖, 혹은 고통의 축제 / 김상환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오를 지나 나른한 공기를 품고
하품처럼 늘어진 그림자
내 마음이 이래요
가로등 아래 시멘트 바닥 위로
세밀화처럼 드리운 그림자
내 마음이 이래요
한자리에 오래 서 있는 나무는
그림자놀이로 숨통을 틔운다
사람은 더하지 않겠는가
일상의 못을 들고 날마다 못질하며
버릴 수 없는 것들
지독히 그리운 것들
결국 사랑에 대한,
남아 있는 날들을 씻는다.
―「내 마음이 이래요」
꽃으로 꽃 만다라를 피우는
꽃스님*이
자신을 위해 차린 꽃 샐러드 밥상을 두고
웃음 짓는 걸 보았다
세상에서 그처럼 완전한 밥상이 있을까
나도 아름다운 밥상을 차려야겠네
한 끼 때우는 헐렁한 밥 대신
엄마에게 받았던 밥상을 차려야겠네
그것은 엄마를 위한 밥상
지난밤 꿈속에서 내 밥을 챙겨 주시던
저세상에서도 부실한 딸의 밥을 챙기는
애달픈 엄마를 위해서라네.
*합천 거안마을 여여 스님.
―「엄마를 위한 밥상」
오래 입 다문 나무는
저 혼자 우는 강물 소리 들으며
길게 그림자로 눕는다
입 속에 갇힌 것들
하! 꽃이 되지 못한 것들
그림자로 앓는다
꽃이 되지 못하고 말이 되지 못하고
모가지가 꺾이고 그림자에 갇혀서
제 눈을 찢는다
고통의 축제
눈물 속에서 빛나는 것들
그림자로 누운 것들
사람은, 외로운 사람은
그림자가 길다.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