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를 움직인 여인들

머리말

조몽인과 도래계 야요이인, 그리고 진구 황후
여왕의 나라 고대일본과 가야국
일본 최초의 여왕 히미코
가야계 여왕 스이코 천황
격동기의 여왕, 고교쿠/사이메이 천황
일본을 일으켜 세운 여왕, 지토 천황
간무 천황의 어머니 백제계 다카노 황후
헤이안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들
명작『겐지 이야기』의 무라사키 시키부
천재적인 와카 가인 이즈미 시키부
일본무사의 발생
미모로 자식의 목숨을 건진 도키와 고젠
사랑을 지킨 최고의 무희 시즈카 고젠
용맹스런 여자무사 도모에 고젠
무사 막부를 세운 여자, 호조 마사코
무로마치 막부와 전국 시대
전국 시대를 촉발시킨 히노 도미코
전국 시대와 오다 노부가나
무사를 지킨 천주교도 호소카와 가라샤
도요토미 가문 흥망의 두 여자, 네네와 요도기미
명군 도쿠가와 이에미쓰의 운명을 바꾼 여자, 유모 가스가노 쓰보네와 어머니 오코우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킨 근대의 여성 선구자들
일본 최초의 여의사 오기노 긴코
여성 교육의 선구자 쓰다 우메코
일본 최초의 여성해방 운동가 히라쓰카 라이초
일본의 결혼형태의 변화

격동기의 여성 천황, 고교쿠/사이메이 천황

645년 6월 12일, 백제, 신라, 고구려에서 사절들이 당도하던 날, 고교쿠 천황 앞에서 소가 이루카는 나카노오에 왕자에 의해 살해된다. (...) 이루카 살해 현장에 있던 소가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루히토노오에 왕자는 놀라서 자택으로 도망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인(韓人)이 이루카를 죽였다. 가슴이 찢어질 듯 괴롭다." (<일본서기>)

후루히노오에가 나카노오에를 가리켜 '한인'이라고 불렀다. 그 말은 고교쿠 천황이나 나카노오에가 한반도에서 건너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고교쿠 천황과 나카노오에가 일본 역사서에 기록된 계보대로 오래전에 일본에 도래한 왕족의 혈통이었다면 이렇게 말을 할 리가 없다. 그리고 일본 학계에서는 나카노오에를 백제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학자들이 이 구절을 무시하거나 그대로 해석하지 않는다.

이렇게 소가의 세상은 막을 내렸고 이제 정세는 백제계 왕족이 힘을 가지게 되었다. (...) 소가 가문을 타도하여 다이카 개신을 단행한 나카노오에와 가마타리, 고교쿠 천황은 한반도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백제는 자신들의 본향이었다. 한국의 역사가들도 제기한 바 있는데, 몇몇 일본 역사가들은 고교쿠 천왕이 의자왕의 여동생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본문 52~5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