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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실로 만든 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3922519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07-09-05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3922519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07-09-05
책 소개
80여 년간 되풀이되는 여성의 고난과 한(恨)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 속에서 현재형으로 진행되는 시간은 나흘. 이 기간에 1919년과 2004년, 약 85년의 상거(相距)가 있는 두 시간대가 여러 차례 교직된다. 귀신인 '관옥'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점은 1919년 여름이며, '정원'의 시간으로 돌아오면 2004년의 현재이다. 서로 다른 시기의 두 여인은 '가부장적 질서' 또는 '남성 중심 사회'의 희생자들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다와 하늘이 똑같이 검은색이었다. 새마당에 들어선 역과 부두를 밝힌 전등이 안개에 덮여 흐릿했다. 밤중에 떠나는 기차도 밥중에 도착하는 기차도 있었다. 새벽같이 도착한 배도 동이 트기 전에 더나는 배도 있었다.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몇 백 리를 옮겨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밤을 낮처럼 사는 세상이었다.
일본으로 가기 위해 조선 팔도에서 온 사람들이 부산역과 부두 근처에서 지게를 지거나 인력거를 끌고 있었다. 본정통을 중심으로 번져 가는 일본인 도회지가 산등성이의 판자촌이나 개울가 움막집에 사는 조선인의 희망이고 꿈이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 희망조차 품을 수 없었다. 고등보통학교에 갈 수도 취직을 할 수도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갈 수도 없었다. 합방 전에도, 후에도 첫 달거리를 한 여자에게 허락된 것은 결혼밖에 없었다. 결혼은 한 번 빠지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웅덩이 같은 것이었다. 시부모와 시형제뿐만 아니었다. 몇백 년 몇십 년 전에 죽은 귀신들과도 같이 살아야 했다. 죽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곳이었다.
남자들은 여자의 운명을 불행하게 함으로써 여자를 속박하는 사람들이었다. 여자는 오로지 한 남자에게 복종해야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희롱하듯 첩을 얻고 자식을 뿌렸다. 그 모든 문제를 덮어 두고 부덕을 내세우는 오빠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 신학문도 소용이 없었다. 밤이 낮처럼 환해진다 해도 낮 또한 밤처럼 껌껌할 뿐이었다. - 본문 118~119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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