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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9875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9-10
책 소개
목차
지금, 자동재생
열일곱, 미리보기
스물여섯, 건너뛰기
리뷰
책속에서
황금연휴가 막 끝난 5월치고는 몹시 추웠던 어느 날, 아빠가 증발했다.
증발이라니, 사람이 액체도 아닌데 이런 말을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집에 오지 않는 사람에게 증발했다는 서술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원래 아빠는 공장을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공장이 경기 불황으로 어려워지자, 아빠를 포함한 노동자 몇 명이 한 달 전에 해고되었다. 그 덕분인지 공장은 살아남아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유타로는 절대 잊을 수 없지.”
집 근처에 사는 동갑내기 유타로는 나의 어린 시절 소꿉친구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계속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 2학년인 현재는 같은 반이다. 우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바깥에서 떠들며 놀고는 했었다. 그 당시 유타로는 지금은 상상도 못 할 만큼 가냘픈 남자아이였는데 중학생 때부터는 서로를 의식하게 되면서 교류가 끊겼다. 이후 고등학생이 되며 다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나는 퇴학당해도 별 상관없어.”
“아무려면 어때. 유타로의 인생인데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가면 되지.”
유타로는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쓰미는 늘 옳은 말만 한다니까. 맞아, 내 인생이니까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는 것뿐이야.”
“사실 나 내일 도쿄로 출발해. 급하게 인력이 필요한가 봐. 그래서 아쓰미에게 인사하려던 참이었어.”
유타로는 코로 크게 숨을 쉬었다.
“아, 벌써 가게 됐구나. 언제 돌아오는 거야?”
“모르겠어. 그 회사에 이미 고등학교를 중퇴했다고 거짓말했거든. 만약 그쪽에서 자리 잡으면 안 올지도 몰라.”
“그럼 유타로하고 다시는 못 만나는 거야?”
“아쓰미.”
유타로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물었다.
“나하고 같이 도쿄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