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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4016866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우리 이름이 뭐게?
꽃씨의 잠을 깨웠더니, 글쎄
아빠 짱
얘들아, 나하고 놀자
- 산까치야, 넌 참 좋겠다
- 소슬바람이 들려준 이야기
- 어쭈, 네가 어떻게?
- 아이, 구려!
- 깊은 산속 옹달샘
책속에서
우리 이름이 뭐게?
그러니까 그때가 언제냐 하면, 호랑이 담배 먹고 곰이 막걸리 거르던 때 이른 아침이야.
동산에 둥둥 올라온 해님이 겨울옷을 벗어 훌훌 털었어. 그러자 옷 속에서 따뜻한 바람이 솔솔 흘러나왔지. 바람은 이 산 저 산으로,
“오소소 오소소소…….”
흘러갔어. 그 바람에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잉 이이잉…….”
소리를 내며 흔들렸지. 풀썩풀썩 쓰러졌던 마른풀들은 바람이 지나가자 벌떡벌떡 일어났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얼마가 지나자 이 산 저 산에 소복소복 쌓였던 눈이 사르르 녹기 시작했지. 꽁꽁 얼었던 땅도 스르르 풀렸단다.
파란 하늘에 한 점, 두 점 피어난 먹장구름이 어깨동무를 하고 온 하늘을 덮었어. 그러더니 하늘에서 물방울이,
“후둑, 후둑, 후두둑…….”
떨어지지 뭐야. 이게 바로 봄비야, 봄비.
봄비에 땅이 촉촉하게 젖었어. 그러자 땅 속에서 쿨쿨 쿨쿨쿨, 긴 겨울잠을 자던 두 개의 씨앗이 긴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켰어.
그런데 갑자기 두 씨앗이,
“아이 가려워.”
“나도!”
하고 소리쳤어. 갑자기 똥구멍이 간질 간질 했거든. 두 씨앗은 똥구멍을 벅벅 벅벅 긁었지. 그러자 두 씨앗의 똥구멍이 폭 폭 터졌지 뭐야. 그러더니 거기에서 흰수염 같은 게 나와 보드라운 흙을 뚫고 쑤욱 쑤욱 내려갔단다. 이게 바로 뿌리야, 뿌리.
두 씨앗은 또,
“아이 가려워.”
“나도!”
하고 소리쳤어. 이번에는 다른 데가 가려웠지. 머리꼭지가 간질간질한 거야. 두 씨앗이 머리꼭지를 벅벅 벅벅 긁었어. 그러자 두 씨앗의 머리꼭지가 폭 폭 터졌지 뭐야. 그러더니 거기에서 머리카락 같은 게 나와 보드라운 흙을 뚫고 쑤욱 쑤욱 올라갔단다. 이게 바로 싹이야, 새싹.
보드라운 흙을 뚫고 쑤욱 쑤욱 올라가던 두 새싹은 마침내 빼꼼, 빠꼼 얼굴을 내밀었어. 드디어 땅 위 세상을 구경하게 된 거야.
“와…….”
“와아…….”
세상은 처음 보는, 참 신기한 거로 가득 차 있었거든.
새싹들은 맑은 이슬을 후룩 후루룩 마시면서 새록새록 자랐어. 밝은 햇살을 받으면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무럭무럭 무럭무럭 자랐단다. 어느새 노란 꽃까지 활짝, 활짝 피웠지 뭐야. 하지만 말이야, 두 새싹이 자라 핀 노란 꽃은 이름이 없었어. 그래서 친구들은 ‘밤잠이’와 ‘낮잠이’라고 별명을 지어 불렀단다. 밤잠이는 해님이 동산에 둥둥 올라오면 힘이 샘물처럼 펑펑 솟아났어. 종일 해님을 따라 둥글넓적한 노란 얼굴을 빙글빙글 돌려도 전혀 힘들지 않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