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7087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08-01-0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냥 한잔 했단다
아부지, 저희 집으로 가입시더
엉아
세상에, 꿈 뺏는 전쟁이라니...
아버님, 그게 아니고
네 만두, 속 터졌다
그저 다 타면 좋은 거지
짱돌과 결혼반지
시간이 닿을 때까지
왜 자꾸 쌀을 보내세요?
자식 마음 왜 모르겠노?
눈물이 절반인 아버지의 술잔
하늘이 내려보낸 천사
내가 세상을 너무 몰랐어
게임에 빠진 아들
기차 불빛이 곱기도 하지
신은 일어서는 법을 가르칩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든 어린 아들
마지막 이별
1%의 기적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동생은 송아지가 엄마를 부르듯 형을 '엉아'라고 불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엉아", 잠결에도 "엉아" 하고 소리를 내며 형을 불렀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 뒷간에 갈 때조차 형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는 10초마다 "엉아" 하고 불러댔습니다. 그럴 때면 형은 "알았어, 엉아 여기 있어. 냄새 나니 얼른 나와" 하고 대답해 주고는 했습니다. 심술궂은 동네 아이들이 괴롭힐 때마다 대신 혼내 주던 엉아, 항상 곁에 있어 주던 엉아, 노래를 불러 주고 책을 읽어 주던 엉아, 가난한 살림에 먹을 게 부족했지만 함께 놀아주는 엉아가 있었기에 동생은 행복했습니다. 농약을 마시려던 형은 자신을 부모처럼 믿고 따르는 동생을 생각하자 슬픔이 북받쳤습니다. 한참 동안 목 놓아 흐느끼던 형은 끝내 농약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형은 다음 날부터 누워 있는 어머니와 동생을 변함없이 돌보며 학업과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 '엉아' 중에서
평소보다 조금 작은 양의 식사를 했던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남긴 밥을 절대로 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동생이 그날은 유난히 악착을 떨며 어머니가 남긴 밥을 탐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급히 상을 들고 일어났습니다. 동생도 만만찮았습니다. 동생은 상다리를 죽기 살기로 붙들며 어머니의 밥그릇을 낚아채려 발버둥 쳤습니다. 그 바람에 상을 든 어머니의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하면서 밥그릇이 엎어져버렸습니다. 어머니의 밥그릇 속에서 쏟아져 나온 건 밥이 아니라 큼지막한 무 토막이었습니다. 방바닥으로 튕겨져 나온 무 토막을 본 어머니의 얼굴에 낭패감이 어렸습니다. 밥그릇 깊숙한 곳에 쑥 들어가 밥이 많아 보이게 모양을 내 깎은 그 무 토막 위에는 밥알이 몇 알 붙어 있었습니다. - '시간이 닿을 때까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