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해님 집은 어디야

제 1 장
입장권 없는 관객/ 백지에 그려지는 무한한 그림/ 너도 작년에 그랬잖아/ 쥐 소동/ 아부지라 부르기/ 복돌이의 밥/ 하은이의 보석상자/ 성일이 상경기/ 날마다 깜짝 쇼, 날마다 축제/ 우리 집 식구는 모두 열 명

제 2 장
눈꽃은 어디로 갔을까/ 나뭇잎 속삭이는 소리가 듣고파/ 즐거운 스킨십 놀이/ 신나는 엄마 놀이/ 정직한, 그래서 더욱 예쁜 여섯 살/ 신세대 예찬/ 화합의 선물/ 멀리 있기와 다가가기/ 춤추는 올챙이

제 3 장
졸업식장에서 수다떨기/ 감자가 포테이토지 왜 가암자아야!/ 거침없는 정보화 시대를 살며/ 하은이의 서명운동/ 메모 통신/ 늪을 건너는 지혜 1/ 사흘 동안 울어라/ 1 더하기 2는(?)/ 늪을 건너는 지혜 2

제 4 장
엄마 아빠를 위한 시청각 교육/ 호랑이와 순사/ 나에게도 용돈을 달라/ 명판관의 숟가락 마이크/ 아, 떨린다 떨려/ 내가 거지야!/ 다윗과 골리앗/ 용감한 쮸쮸와 초롱 이병의 무용담/ 쮸쮸 왕따 됐어

맞고함을 지르고 추가 사격을 참느라 우리 부부는 아이가 곁에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거렸습니다. 겁에 질린 아이의 눈빛을 보는 것은 정말 괴롭습니다. 그러나 감성은 이성보다 순발력에 있어 늘 앞서지요.

하은이가 울먹이며 내 손을 잡고 소파에 앉게 합니다. 곁에 아내도 앉게 합니다. 그리고는 서랍을 한참 뒤적거리더니 비디오 테이프를 하나 꺼내 비디오에 넣고 작동시킵니다. 무엇인가 싶어 호기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엄마! 여기서 꼼짝하지마. 아빠! 꼼짝 말고 텔레비전 봐야 해."

아이의 지시는 단호합니다. 그 비디오 테이프는 먼지가 자욱이 끼고 신선도가 다 날아가 버린 우리 부부의 결혼식 장면을 찍은 것이었습니다. 그래 놓고 딸애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불도 켜지 않은 제 방에서 어쩌면 훌쩍훌쩍 울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