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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이론/경제사상
· ISBN : 9788984456945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5-05-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애덤 스미스 - 경제학의‘창시자’
2장 데이비드 리카도 - 신사가 된 이주민
3장 카를 마르크스 - 몰락한 영웅?
4장 앨프리드 마셜 - 미시경제학의 도래
5장 존 메이너드 케인스 - 성공, 실패, 성공…그리고 실패
6장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 자유론자의 전형
7장 밀턴 프리드먼 - 통화주의의 아버지
8장 폴 새뮤얼슨 - 신고전주의의 통합자
9장 게리 베커 - 실생활 속의 경제학
10장 대니얼 카너먼 - 경제 심리학자
인명 찾기
책속에서
『경제학 원리』 도입부에 등장하는 ‘natura non facit saltum’, 즉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라는 라틴어 좌우명은 마셜의 사고를 가장 명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마셜은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생물학적인 은유를 자주 사용했고, 이를 통해 경제학을 아직 과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비평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가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서 시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분주한 도심의 통근 풍경 속으로 돌아가보면, 사실 크루아상 공급량은 가게 주인이 아침에 몰려드는 손님들에 대비해 밤사이 주문한 재료 물량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만약 도심으로 통하는 길목에서 심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많은 통근자들이 제시간에 일터에 도착하지 못할 테고 아예 그날 하루는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려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수요가 급락할 것이므로 도심의 카페들은 오래된 크루아상을 폐기하거나 가격을 할인해서 판매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만약 한낮에 도시 전체에 정전이 발생한다면 근로자들이 사무실에서 몰려나와 카페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마셜은 이를 ‘시장기간’이라고 불렀다) 안에 공급량을 늘린다는 건 이미 불가능하므로 결국 수요가 판매량과 가격까지 어느 정도 결정하게 된다. 마셜은 크루아상처럼 상하기 쉬운 생선을 예로 들었다. 그런 다음 마셜은 그가 단기간(다음 주 정도의 짧은 기간)이라고 부른 것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기간은 제과점이 나름의 시장 상황 평가에 따라 반죽 혼합기를 더 사고 직원을 더 채용해서 공급량을 늘리거나, 반대로 생산량을 줄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들은 단기적인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그러자면 크루아상을 만드는 단가가 높아진다(새로운 농지를 일구면 수익이 감소한다는 리카도의 이론을 기억하라). 이 경우 수요와 공급이 상호작용하여 가격이 결정된다. 장기적으로 제과점은 광고 선전을 하거나 그 제과점의 크루아상을 ‘아침식사로 꼭 맛봐야 한다’는 평판이 높아지면서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좋은 오븐을 여러 대 사거나 숙련된 직원을 더 채용하는 일에 투자할 수 있다. 이렇게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 다른 업체들도 이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거나, 스미스가 예견한 것처럼 수익성이 더 좋은 이 직업으로 자본이 전환될 것이다. 두 가지 모두 공급량을 늘리고 단가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공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 4장 앨프리드 마셜-미시경제학의 도래 중에서
합리성에도 경계선이 있다. 사람들이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알고 있는 것과 그들이 실제로 행동하는 방식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실제로 하는 행동 사이에 격차가 존재한다는 뜻이다(경제학자와 심리학자 모두 이를 가리켜 규범적 행동과 실증적 행동이라고 부른다). 카너먼 같은 심리학자에게는 인간의 행동을 추정하는 전통적인 합리적 의사 결정 모델이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갈수록 명백해졌다. 예컨대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친구를 돕거나 다른 사람을 돌보거나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이유가 불명확한 것이다.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처음으로 간파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은 직관이나 의도적인 추론에 따라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인데, 그들은 여기에 각각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이름을 붙였다. 카너먼은 이런 직관적인 결정은 빠르고 자동적이고 힘이 들지 않으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에 대한 인상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매우 규모가 크고 중요한 재정 결정을 내릴 때조차도 정신적인 지름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은 보다 느리고 순차적이며 노력을 기울여서 의도적으로 통제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에서 보다 폭넓은 대상을 상대로 이 아이디어를 전개한다. 카너먼은 노벨상 수상 강연에서 자기 말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기발한 예를 하나 들었다. 그는 경제학과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이용했다. “야구 배트와 야구공의 가격을 합치면 1달러 10센트다. 배트가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그는 프린스턴 대학과 미시건 대학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10센트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총액이 1달러와 10센트로 깔끔하게 나눠지기 때문일 것이다(물론 공 가격이 10센트라면 총액은 1달러 20센트가 되겠지만). 약간 신중하게 생각해본 뒤에야 비로소 답이 5센트라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배트가 1달러 5센트이고 공이 5센트여야만 둘의 차액이 1달러이고 합치면 1달러 10센트가 되니까 말이다. 이 사례는 두 가지 사고 시스템의 차이를 강조해서 보여준다.
- 10장 대니얼 카너먼-경제심리학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