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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84459588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8-02-01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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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이 책을 읽기 전에
PART 01 지구별 오디세이
PART 02 세계 여행
PART 03 새로운 여행 철학
PART 04 여행과 인생의 평행관계
PART 05 세계 시민
부록
책속에서
잠시만 나라와 나라를 구분 짓는 국경선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국경선은 사실 지도에 그어진 선 또는 역사학자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선일 뿐이다. 이 깨달음은 지구를 하나의 나라, 하나의 여행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이나 화성을 처음 탐사할 때 달이나 화성 전체를 목적지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태양계에서 온 우주인이라고 가정하면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다른 별에 가려던 우주 여행자가 지나는 길에 지구에 몇 년 들렀다 가기로 했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주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구가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진다. 지구는 여러 나라의 집합체가 아니라, 다양한 자연 풍광과 아름다운 풍경, 셀 수 없이 많은 문화, 무수히 많은 동식물,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을 담아내는 하나의 여행지가 된다. 그러면 비로소 굳게 결심하게 될 것이다.
“지구 전체를 봐야겠어!”
-<PART 01 지구별 오디세이> 중에서
“대체 이게 뭐죠?”
줄을 서 있던 중국인에게 물었다.
“두부죠.”
“두부 아니잖아요. 저도 두부 먹어봤는데 이렇게 생기지도, 냄새가 나지도 않았다고요!”
“아니, 이건 취두부(발효시킨 두부를 튀긴 것)요.”
나와 중국인의 대화를 들은 다른 중국인이 말했다.
“아오, 냄새가 정말 끔찍한데요.”
“그렇죠. 그렇지만 정말 맛있다오.”
내 뒤에 서 있던 중국인이 미소 지었다. 바로 그 순간, 여행의 요정이 속삭였다. ‘사람들이 30분씩이나 줄 서서 먹는 이걸 왜 먹는지 알아보지 않고 그냥 갈 수야 없지. 이건 꼭 먹어봐야 해!’ 그래서 나도 줄을 섰다. 배고픈 중국인들 틈에서, 악취를 맡으며, 누군가가 종이접시에 똥을 담아서 건네주기를 기다리게 된 것이다!첫 한 입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두 입째에는 두부를 코앞에 가져가 가까이에서 냄새를 맡았다. 가까이에서 맡는 냄새와 멀리에서 나는 냄새는 완전히 달랐다. 단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냄새라는 점에서 꽤 흥미로웠다. 멀리서 맡은 냄새는 두부를 튀기는 과정에서 기름과 아직 튀겨지지 않은 두부가 만나 내는 냄새임이 분명했다. 요리가 끝난 두부가 내는 냄새는 달랐다. 겪어 보니 가까이에서 맡는 발효 두부의 냄새와 맛은 조화로웠다. 코와 입으로 취두부를 탐색하자,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아로마가 서서히 느껴졌다. 점차 취두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버리고 꽤 맛있다고 인정하게 됐다. 다 먹고 나니 초콜릿을 먹고 난 다음처럼 더 먹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첫 취두부를 다 먹고 노점상 앞으로 돌아갔다. 방금 튀겨진 취두부를 두 번째로 먹었을 때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거 진짜, 진짜 맛있는데?
-<PART 03 새로운 여행 철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