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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984721
· 쪽수 : 291쪽
· 출판일 : 2009-11-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남자
아는 게 힘이 되는 사람과 모르는 게 약이 되는 사람
Hodie mihi, cras tibi
고향친구
도시 속 유령
선전포고
2008년 10월 19일
초등학교 동창생들
어머니
마음
부칠 수 없는 세 통의 편지
몽매난망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는 게 이토록 급습이더냐. 삶이 이토록 허술한 것이더냐! 어느 누구도 나를 사람취급 하지 않아. 애당초 내 말을 들어보려 하지 않아. 마치 내게서 인생을 말아먹는 바이러스가 옮을지도 몰라, 부담스럽고 재수 없어…… 라는 듯이.
야박한 사회는 한번 쓰러지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아. 다신 못 일어난다! 난 그게 너무나 서럽고 원망스럽다. 그 어디에도 패자부활전이란 게 없어. 사기를 당했든 경쟁에서 낙오됐든 상관없이 이 사회는 즉시 인생의 실패자란 낙인을 찍는다. 동시에 사회에서 폐기처분해 버리는 그 속도…… 야하, 가히 광속도더라. - ‘Hodie mihi, cras tibi’ 중에서
시도 때도 없이 ‘아빠 힘내세요!’란 광고를 연발하고 남발하고 있었다. 일견 의도는 좋아보인다. 든든하고 믿음직스런 남편과 아리따운 아내, 예쁜 딸이 짓고 있는 함박웃음은 행복한 가정 그 자체다. 그런데 그 광고 밑바닥에 너무나 몰염치하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저의에서 비롯된 선동적 세뇌가 깔려있다고 한다면 그만의 과민반응이고 자격지심일까. ……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복지를 각 가정과 개인에게 많이 의존하다 못해 강제로 떠안기고 맡기는 시스템이다. 까닭에 가정을 지키는 가장이 무너지면 그 가정의 기반은 그냥 삽시간에 허물어진다. 가족의 구성은 단 한 번의 외부 충격에도 뿔뿔이 흩어지고 와해되기 쉬운 너무나 취약한 구조다. 내 고향은 내가 지킨다는 향토예비군훈련을 기성세대가 일찍이 받아왔듯이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가장의 숭고한 사명감과 희생심! 정신력…… 아내 사랑…… 자식 사랑……. 이런 감정에 기대어 아슬아슬하게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의 구성단위인 가족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도미노처럼.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된 그 근본적 책임은 국가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국가가 마땅히 감수해야 할 의무를 전가시키는 것은 명백한 국가의무 불이행이다. 개인의 실패를 사회나 국가 탓이 아닌 고스란히 개인 탓으로 돌리는 것 말이다. - ‘도시 속 유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