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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일기/편지
· ISBN : 9788984985957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06-08-1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작가 27인의 은밀한 연애편지를 공개하며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하성란 -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박상우 - 첫 번째 연애편지에 대하여
함정임 - 푸른 하늘 아래에 너는 존재하고 있다
정끝별 - Y가 시인 정끝별에게 띄운 편지
마광수 - 나와 연애편지
권현숙 - 순간 속의 순간
박형준 - 당신을 위해서라면 저의 피곤은 행복입니다
홍성식 - 나, 아직도 너의 향기를 잊지 않았다
이홍섭 - 달맞이꽃
영원한 마틸다에게
박철우 - 교련복 입은 제가 교복 입은 당신에게
이승하 -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송하춘 - 늦은 봄의 화신
유현숙 - 내 연애편지 돌려줘요
장성희, 반칠환 - 결혼 십 주년 기념 편지
박제천 - 마틸다에게 보내는 첫 편지
길 위에서 몸을 생각하다
이재인 - 시집보낸 책과 귀양 온 책을 생각하며
이재무 - 연보랏빛 등꽃 같은 당신에게
최문자 - 당신도 산을 걸으십시오
이문재 - 길 위에서 몸을 생각하다
허연 - 칠월, 나는 빛을 피해 걸어간다
정해종 - 아프리카 타운십에서 띄우는 편지
이경 - 하늘이 무슨 생각으로
허금주 - 사랑시 한 편으로 타오르는 두 시인
다시 '사랑'의 메모장을 열다
김훈 - 기꺼이 사랑이라 부르는 기억들
서영은 - 책상 앞에 앉아 잠자는 지원에게
김동리 - 長篇小說 '연애편지'
엮은이 후기 : 작가의 연애편지, 새로운 문학 장르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라는 말을 전 좋아합니다. 조마조마하고 위기감이 가득한 그 말. ... 돌풍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어디선가 읽은 듯합니다. 돌풍이 분 시간은 기껏해야 삼사 분, 오륙 분. 그 짧은 사이에 지난밤의 평화는 깨졌고 모두가 잠든 사이에 바람이 누군가가 애지중지하는 강아지를 채갔습니다. 그런 대기 변화처럼 제 심정을 읽어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잠자는 사이, 제 뜻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안 될까요. H씨의 답장은 너무도 냉랭했습니다. 짧은 네 줄의 문장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혹시 미처 이야기하지 못하고 행간에 숨긴 마음은 없었나. - 하성란,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중에서
왜 너에 대한 소식에는 군더더기가 따르지 않을까. 하다못해 무슨 옷을 입었다든지, 누구랑 같이 있더라는 말까지도 생략되는 것일까. 어느 모임에서든지 너는 항상 한 발 물러나 있다. 너의 존재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하던 이야기가 언쟁에 이를 즈음이면 불현듯 어는 쳐다본다. 그럴 때 좌중의 분위기는 다들 땅바닥에 앉아 있어, 오직 한 사람만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가 문득 그 차이를 무언중에 깨달은 것 같은 그런 것이다. - 서영은, '책상 앞에 앉아 잠자는 지원에게' 중에서
새로이 살아갈 곳으로 옮기고 받은 우편함 열쇠를 열면서 네 이름을 보았다. 너의 푸른색의 필체를. 너의 모습을 더듬게 하는. 너는 전에도 그 색을 썼었지. 그 색을 좋아하나 보다. 그냥 너의 끌림인지. ... 지난겨울의 긴 시간들. 나는 한가로웠고 빛이 없었던 많은 날들을, 바람이 휘몰아치는 밤들을 쾰른에서 보냈었다. 나는 그곳에서 아마도 처음으로, 그리고 이 땅에서는 마지막으로 여유 있는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 너의 존재는 나의 삶에서 부분이었다. 그런 생각을 자주 했다. 참견하는 나의 못남을 이해해주리라 믿고, 너의 생명력을 되찾으면서 간직하기를 나의 마음으로 바라면서. - 함정임, '푸른 하늘 아래에 너는 존재하고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