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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87444970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3-03-21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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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대중친목협회를 설립했소!"
참으로 기발한 이름이었다. 오데마는 철학적인 기대를 주춧돌 삼아 독일적인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거대한 체계까지 대충 세워놓았다. 탁자 앞에 셔츠바람으로 앉아있는 그는 마치 평생토록 사업만 해온 사람 같았다. 어제는 데미우르고스, 그제는 영웅, 이런 그가 아주 가뿐하게 경제전문가로 탈바꿈한 것이다.
독일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정신적인 가치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름이 이르메린데라니! 독일 민족의 피가 흐르는 부룬힐데, 멜루지네, 쿠니군데 왕비들처럼 아름답고 운율이 있어! 이 금발의 여자가 그를 뒤흔들었다. 눈부신 머릿결, 간장을 녹이는 푸르른 눈, 도자기로 빚은 듯한 손가락과 잠자리 날개를 지닌 그녀. 팜므파탈이여, 독일 남자라면 일생에 한 번이라도 마약 같은 그대의 숨결을 마시고 그대의 짜릿한 손으로 채찍을 맞으며 몸부림치게 되기를 간절히 기다리지.
오데마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순박한 대학생, 중세의 신비주의자, 확신에 찬 군인, 열렬한 혁명가, 인플레이션 시기의 투기꾼, 푸른 꽃을 쫓는 낭만주의자, 도박장 사기꾼, 정열적인 애인 ...... 종합하면 그에게는 천사와 악마, 세속적인 것과 지적인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는 카사보나롤라이다. 바람둥이 카사노바와 이상주의적이며 신비주의적인 혁명가 사보나롤라(1452-98. 이탈리아의 종교 개혁자)가 한데 어우러진 존재.
결국 모순된 시대에 대한 몸부림의 장소는 역사적 장소인 베를린이 아니라 소돔-베를린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