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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8613580
· 쪽수 : 230쪽
책 소개
목차
8 추천의 말
이 노래를 듣는 벗들에게 _이현주
첫째 마당 _ 가림 없이
13 좋은 날 14 눈물로 젖은 15 존재 가치 16 존재 방식
17 타인의 고통 18 사금파리 20 화두를 들다 21 가림 없이
22 움직이는 사원 24 저문 길에서 26 먼저 가닿아 27 전생에
28 섬이 품은 섬 30 입도 앞에서 32 마지막 날과 그 첫날
35 한 생애 36 공연한 설움에 37 슬픈 치 38 마애불
39 작은 새 40 욕봤다 42 나무를 닮을 수 있다면
44 당신이라는 이름 46 고래가 보고 싶다
둘째 마당 _ 놓고 흐른다면
51 눈이 내렸으면 52 흐름 위에 54 눈 소식 55 입춘제
56 매화를 찾아서 60 태춘 61 향기 62 봄으로 오시는 이여
64 꾀꼬리 소리 듣다 65 꽃이 지는 법 66 저 언덕에선
68 발의 노래 69 바람처럼 저 새처럼 70 속리산 72 짜시델레
74 파동하는 우주의 76 자 78 무상을 위하여 80 내비게이션
82 잃을 수 있는 길은 없다 84 여정의 시작 87 돌아갈 땐
88 이번 생은 90 남은 날들을
셋째 마당 _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93 선 채로는 94 내 노래는 95 저문 언덕에 서서
96 깨어 있는 사랑을 98 푸르게 깨어 있기를 101 오월의 너는
102 예의 104 하얗게 핀 105 차꽃에게 바치는
106 시월 첫 아침 108 포강의 철새를 110 설야를 외우며
112 비스따레 114 의식의 편향 116 남은 여정은
118 세상의 분류법 120 호오포노포노의 기도 122 지켜보기
123 밥 모심의 노래 124 공양 125 꿀 한 숟갈 126 사과 한 입
128 간 맞추기 130 그것
넷째 마당 _ 꽃으로 피면
139 환한 꽃 140 나는 한 송이 꽃 142 봄볕 143 마지막 꽃잎
144 봄 밥상 146 비갠 아침에는 147 봄 마중 148 속삭임
149 하늘 창 150 꽃으로 피면 나비 춤추리 152 먼 별 하나
153 말랑한 우주 154 풍등 156 내 사랑의 내음
158 몸으로 존재하는 160 수술 162 이른 아침의 안부
164 아침 시장의 첫 손님 166 다시 히말을 오르며
168 구상나무 아래서 잠을 깨다 170 천제단의 밤
173 밤 숲에 들어 174 겨울 숲의 회상 177 백수의 꿈
다섯째 마당 _ 먼저 가슴 열어
183 기다림 184 먼저 가슴 열어 186 맑고 고요함
188 나의 당신은 189 무턱대고 190 특별한 날
191 오늘 아침 가슴을 채운 말들 192 첫 아침의 삼배
194 세상의 울음 195 네 절망과 네 고통이 196 낫을 갈다
197 평행우주 198 전중혈을 뜸뜨다 200 오랜 친구의 미소
202 사랑아, 내 사랑아 204 지금은 206 건망증
208 작별 인사 209 생의 여정 210 그리할 수 있다면
211 그리 묻는다면 212 기약 없이 214 외길에서
215 바람이 분다
217 발문
말랑말랑한 우주를 꿈꾸는 구도의 시 _박두규
책속에서 _ 사금파리
냉장고 속에 위태롭던 사발 그예 바닥으로 떨어져
하얀 사발은 산산조각 깨어지고
담겨 있던 쌀이 쏟아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얀 쌀과 함께 흩어져 있는 사발의 하얀 조각들
그 사금파리들을 쌀과 함께 쓸어 담아 버리려다
이 쌀이 어떻게 왔는가 하는 생각과
굶주림으로 퀭한 먼 나라 아이들의 눈망울이 어른거려
하얀 쌀에서 하얀 사금파리들을 골라낸다
아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사금파리 속에서
한 톨 한 톨 쌀알들을 건져낸다
사람을 한번 보곤 대번 분별하며 딱지 잘 부치던 내 눈도
하얀 쌀알과 짤게 깨어져 있는 하얀 사금파리들은 쉬 구분하질 못한다
눈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게 손의 감촉
쌀알은 부드럽고 사금파리는 날카롭다
부드러운 쌀은 먹을 수 있는데
볕살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저 날선 사금파리는 먹을 수 없다
살아 있는 것이 부드러운 까닭은 이 때문일까
내 지난 삶의 많은 날들을 날선 사금파리처럼 살아왔을지도 몰라
여태껏 내 사랑이란
네게 다가갈 때마다 상처만 주는 사금파리 같은 것이었을지도.
저자소개
책속에서
맞이하며 _ 아직도 나의 만트라는 당신이다
아직도 나의 만트라는 당신이다
도처에서 당신을 본다
온 사방이 당신으로 가득하다
나의 만트라가
아직도 당신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삶이 여정인 이번 생에서
당신께 가닿았던 그 자리가
매번 다시 당신을 향해 나서는 그 자리였음을
아직 나의 여정이 끝나지 않아
나의 노래도 끝나지 않았다
길은 외길
남은 날까지 걸어가야 할 다만 그 한 길에서
나는 당신의 노래를 부른다
온 사방에서 들리는 당신의 노래
젖은 땅에 이마 대고 절한다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_如流 모심
추천의 말
이 노래를 듣는 벗들에게
구도자(求道者)라 불릴 만한 사람이 있다.
길을 찾는 사람이라는 말이겠는데 결국은
그러는 자기를 찾아보겠다는 사람 아닐까?
그렇다면 여류(如流)는 내 눈에 누가 뭐래도 구도자다.
그의 오래고 새로운 노래들을 연이어 읽어보는데,
아하, 쉼 없이 흐르고 흐르더니
더 이상 아무데도 ‘그’는 없고
닥치는 대로 모든 것이 ‘너’인 여기까지 오셨나 보다,
싶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더 이상 ‘너’도 없고 오직 있는 것이라고는
‘나’ 하나일 뿐인 바로 그 자리일 텐데,
그런데 거기에 이른 사람한테서는
그것을 설명할 말이 없어진다고 하니,
우리가 여류(如流)에게서 마침내
침묵의 노래를 들을 그날이 과연 올 것인가?
그건 내가 궁리하거나 염려할 바 아니고,
그냥 이 노래들이
우리 모두 가야 할 어떤 천연의 그리움 같은
길 위의 도반들에게
고맙고 친절한 동무가 되어주기를 가만히 기대해 본다.
_觀玉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