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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922438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7-07-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놋그릇을 닦다
밭 매러 간다 13
절벽에 서다 14
별 15
부추꽃 16
놋그릇을 닦다 17
안개 18
빈 둥지 증후군 19
안경 20
노도怒濤 21
마른 꽃 22
어머니의 달항아리 23
구절초 24
만월 25
장맛비 26
제2부| 분재원의 봄
겨울의 길목 29
아버지의 사랑 30
분재원의 봄 34
유자 32
참깨밭 부처 33
태풍 차바 34
구만 사발 35
억새 실록實錄 36
군불 37
겨울 담쟁이 38
거북이 산에 살다 39
나무의 수행 40
장조카 문상 41
달빛 차 42
제3부| 시詩를 용서하다
남편의 등 45
깨가 쏟아지다 46
다시 분재원에서 47
메주와의 동침 48
반성문 49
비상구를 찾다 50
시詩를 용서하다 51
고사리 52
알고 싶어요 53
어떤 조문 54
달빛 문장 55
홀로 가라 56
오래 피는 꽃 57
봄 58
찻잎 따는 날 59
부모님 전상서 60
제4부| 창窓을 내면서
가을 고추밭에서 63
모를 병 64
어머니 산소에서 65
봄바람 66
사는 법 67
밤을 줍다 68
찔레꽃 당신 69
창窓을 내면서 70
억새 71
진도 바닷길 72
콩 베는 날 73
봄밤 74
목련이 필 때 75
삼 년 만의 재회 76
감나무에게 77
자화상 78
제5부| 동백이 지던 날에
무지개 떴다 81
강물 82
잃어버린 편지 83
상식上食을 올리다 84
삶과 죽음에 대한 오해 85
차茶 한 잔 앞에 두고 86
동백이 지던 날에 87
생각의 자유 88
효자 만들기 89
앵두나무집 딸 90
미륵의 귀 91
걱정을 삽니다 92
아버지의 부채 93
새가 울고 있다 94
■해설/ 일흔 청춘이 빚은 ‘설렘과 뜨거움’의 무늬 | 박종현 95
저자소개
책속에서
밭 매러 간다
초례청 병풍처럼 둘러놓은 앞산 뒷산
실경 속 낙관은 호미 날로 파고 새겨
완벽한 저 화폭마다 비바람도 풀어놓고
산 중턱 할배 부부 풀국풀국 마른기침
오지게 뽑던 잡초 그 번지 아직 남아
자갈밭 몇 대의 생이 두엄처럼 쌓이는 날
어머니 쓰던 호미 담보 없이 물려받은
다 닳은 호미날도 곧은 뼈도 금이 갔다
풀물 든 손금 사이로 움켜쥔 너의 운명
절벽에 서다
어머니 양말을 신고
어머니 옷을 걸친다
갇혀 있던 어머니의 냄새가 풀풀 난다
오늘은 굽은 허리 펴 나비처럼 가볍다
누렇게 흙이 묻은 엉덩이 땅에 뭉개며
밭콩 고랑 김을 맸던 호미도 관절 앓고
일 하다 마시던 소주병 빈속이 홀로 운다
낡은 벽에 걸쳐놓은 거죽 한 벌 주인이다
주름이 자글자글 겹겹이 상처인데
몇 번을 신으셨던가, 뒤축 환한 새 고무신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풀고
기억은 저물어서 그믐달로 가셨는데
지상은 옷자락 붙들고
생이별을 앓는다
별
물기 걷어낸 하늘이 저 높이 날아갔다
어둠은 밤늦도록 조각보를 펼쳐놓고
죽어간
벌레들 위해 휜 수의를 입혔다
아직도 마주잡은 손바닥을 놓지 못해
온기를 내려놓고 묵상에 든 어린 나무
달무리
몸에 두르는 저 풍경이 아득하다
엊그제 남은 잎을 다 떨궈낸 나뭇가지
반 꺾인 관절마다 바람이 와 매달릴 때
마침내
화려한 별이 폭포수로 쏟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