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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9538875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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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던 내가 아프리카 땅의 낯선 이방인이 되어 가만히 있기만 해도 주목받는 사람이 되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달랐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하고 그들과 다르기 때문에 유별나게 보호받기도 했다. 나는 그들 안에서 특별한 다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 특별한 다름 때문에 겪은 일들은 많이 험난했지만 꽤 즐거웠다고 기억한다.
더 이상 나는 누구의 삶과 비교하며 속박당하지 않기로 했다. 내 방식대로 걸어가는 길에 여유가 생겼다. 남들보다 늦게 결승선에 도달하더라도 일분일초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았고, 도전했기에 충분히 가치 있었으며 서툴지만 여전히 도전 중이다. 한숨을 쉬며 주변을 돌아보았기에 내게 주어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고, 낯선 감정에 흔들리고 나서야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었다. 내 존재의 이유를 찾았고, 이제는 사람들의 비난이 격려로 바뀌었다. 내가 다녀간 그곳이 단숨에 발전할 순 없겠지만 서서히 변화하는 미래를 꿈꾸게 되었고, 유별나다 생각했던 내 삶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을 나누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밝게 빛날 순간을 위해 여전히 어둠 속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이제는 어둠을 한번 이겨 내었다고 성공한 것도 아니고,
모든 시련이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대학생 시절 나는 영글지 않은 상태로 방황하며 고민했다. 수없이 생각했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해답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자칫 망설이고만 있었다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으로 넘쳐흘렀겠지. 어쩌면 많은 시간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너무 늦어 버린 나이에 죄 없는 누군갈 탓하며 멀어져 버린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에티오피아에서 버텨낸 30개월은 평생을 지탱하기에 충분할 만큼 행복했다. 내가 존재함을,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굳이 다른 이유를 떠올리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여전히 내 무의식의 흐름은 봉사활동을 가리키고 있다. 난생처음 사는 인생에서 몇 번이고 넘어지지만 어설퍼서 실패하더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