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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9646624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끝없는 밤
2. 금발머리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3. 작가에게 편지를 쓰다
4. 폴짝폴짝 깡충깡충
5. 웬디, 외할머니 그리고 요술조약돌
6. 고마운 신성모독
7. 멋진 차를 타고 나니아로
8. 책 때문에 내가 불행해질까?
9. 외할머니와 달의 요정
10. 안녕하세요, 주디 선생님? 저 하퍼예요.
11. 하늘로의 직통전화
12. 커스터 장군은 또라이고, 나는 스타킹이 필요해요
13. 공상과학소설의 대가, 그레이
14. 시원하고 밝은 집
15. 악마와 바비 인형
16. 내가 이상한 아이라고?
17. 별 볼 일 없는 3학년
18. 고요한 황혼과 별이 빛나는 밤
19. 페르시아 왕과 나
20. 친숙한 얼굴의 이방인
21. 계시론적 사건
22. 주홍 리본
23. 들로레스의 답장
24. 자유를 원해!
25. 아, 허클베리!
26. 책박쥐, 꾀보 토끼를 만나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책은 언제나 내 삶의 일부였으며 숨 쉬는 공기처럼, 혈관을 흐르는 혈액처럼 나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책에서 읽은 것은 무엇이든 한 번도 나를 불행하게 만든 적이 없었다. 나를 정말로 기운 없고, 비참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은 책이 아니라 현실에서 생겨났다.
“잘 들어두세요. 이 애 부모는 우립니다. 이 애를 키우는 건 우리예요. 그 누구도 우리의 양육에 끼어드는 걸 원치 않아요. 장모님도, 정부도, 좌파 나부랭이들도, 또 다른 그 누구도 말이에요.”
아, 난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고만 싶었다. 아빠가 너무도 미웠다. 외할머니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어 보았지만 할머니 손은 그곳에 없었다. 고개를 들어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우유 주전자를 내려놓고 좁은 가슴 앞으로 흔들림 없이 가느다란 팔을 단단히 팔짱 끼고 계셨다. 입은 굳게 닫혀 있었고, 주름진 외할머니 목으로 맥박이 뛰는 것이 보였다. 외할머니는 침착하게 말했다.
“잘 듣게. 난 이제 일흔이네. 그리고 누구도, 자네도, 정부도, 자네가 말한 좌파 나부랭이들도, 미국 대통령도,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조차 일흔 살이 된 노인 면전에 그렇게 삿대질을 할 수는 없는 걸세.”
이 말과 함께 외할머니는 주전자를 들고는 성큼성큼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가셨다.
“이 세상 사람들의 99퍼센트가 저희와는 완전히 달라요. 엄마 아빠가 저를 따라다니며 누구를 사귈지 말지까지 결정해 주실 수는 없어요.”
“넌 우리 자식이다, 하퍼.”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엄마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면서 똑바로 엄마를 마주 보았다. 엄마는 이제 한때 미국 정부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고 말했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엄마는 나를 믿지도 않았고 나를 알지도 못했다. 엄마와 아빠는, 그저, 자신들이 나를 소유하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전 엄마 아빠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엄마 아빠는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의 의미는 대단히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