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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9776451
· 쪽수 : 150쪽
책 소개
목차
- 시인의 말
1부
다압명 매화마을에 가서 / 수종사 가는 길 / 우리들의 방 / 각원사 적멸보궁 앞에서 / 개심사(開心寺)를 지나며 / 다락능선에서 / 가야산에 가서 / 도봉에 올라1 / 도봉에 올라2 / 도봉산 망월사에 가서 / 개펄
2부
자끄린느 뒤프레와 함께 / 이별을 넘어서 -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 루이 암스트롱의 트럼펫 / 슈베르트를 들으며 / 서울의 올훼 - 카렐 안첼과 함께 / 서울의 올훼 - 바흐의 토카다와 푸가 D단조 / 서울의 올훼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트리오 / 서울의 올훼 - 릴리 크라우스의 모차르트 / 서울의 올훼 - 브람스의 현악 6중주 1번 / 비흐의 평균율과 함께 / 밀바를 들으며1 / 밀바를 들으며2 / 밀바를 들으며3 / 마호 산번지를 돌며 / 동행 -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304 / 수사네 룬뎅과 함께 - 당신의 소중한 사람 / 하이페츠를 위하여 / 파가니니를 들으며 / 부드럽지만 깊이 파고드는 - 헨델의 '하프 협주곡' / 아르헤리치와 함께1 / 아르헤리치와 함께2
3부
민통선마을의 용소 / 애기봉에 가서 / 서울, 맑거나 흐림 / 온양 가는 길1 / 온양 가는 길2 / 책이 사라진 강의실에서 / 심야의 정담 / 아우를 위하여 - 박종길 형에게 / 형을 위하여 - 박세정 형님께 / 쌈추 사러 가는 길에 / 어떤 역류 / 점수를 매기며
4부
황학동 시편1 / 황학동 시편2 / 황학동 시편3 / 황학동 시편4 / 황학동 시편5 / 황학동 시편6 / 황학동 시편7 / 낙원동 시편1 / 낙원동 시편2 / 의정부로 가느 마지막 지하철 / 녹천역을 돌아오며 / 진황도 앞바다에서 / 제8요일을 찾아서 / 스타워즈
- 해설 : 무구한 울림의 세계-한명환
저자소개
책속에서
^^황학동 시편 3^^
벌써 몇 년째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이
사과 궤짝만한 방에서 음악만 듣고 사는
소설가 김시일을 보고 있으면
LP는 밥이다
몸의 살은 내리게 하면서
여윌수록 더욱 피둥피둥 살쪄 보이는
머리로 삼키는 짠밥이다 얼큰한 국물이다
이민을 훌쩍 떠나면서는
온갖 잡쓰레기와 버물려 버려지고
아파트에 미니컴퍼넌트 하나만 들여놔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려지는 LP가
내 친구 시일에게는 밥이다
처음에는 소설은 쓰지 않고
소주에 버물린 음악만을 먹고사는
그를 이해할 수 없더니
황학동 거리에 푹 먼지를 뒤집어쓴 채 버려진
레코드판 몇 장 들고와
내 작은 방을 화음으로 채우던 날
잔뜩 내 어두워진 영혼에
창을 달앚두는 걸 보면서
김시일을 다시 보게 되었다
세상에는 화려한 빛깔과는 달리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소설들이 많지만
때로 그저 몹쓸 허접 쓰레기로 버려진 것들에도
보석이 있을 수 있다고
보석은 보석이 아닌 흙에서 캔다고
나는 낡은 LP를 들으며 생각했다
그리고 비로소
김시일이 소설을 팔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본문 p.115~116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