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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1197374
· 쪽수 : 317쪽
· 출판일 : 2007-04-25
책 소개
목차
1부 내 안의 홍경래
2부 썩은 금강산
3부 달빛 한양(漢陽)
4부 죽장망혜(竹杖芒鞋)
5부 바람과 웅덩이
6부 아, 정주성(定住城)
7부 길 위의 인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병연은 남대천 강가에 앉아 있었다. 주모가 마련해 준 호리병을 기울여 청주를 질금질금 몇 번 강물에 뿌렸다. 그리고는 병 아가리에 입을 대고 남은 술을 한꺼번에 마셔 버렸다. 호리병을 강물 위에 던졌다. 첨벙, 물을 튕기면서 병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병연은 발 아래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다가 하마터면 물속으로 뛰어내릴 뻔했다. 가련의 얼굴이 흐르는 물 위에 떠올라 자신을 향해 웃으며 부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와 함께 이 강둑에 앉아 흐르는 물을 보던 기억이 살아났다.
그때의 그 강물일까? 아닐 것이다. 모습은 같아도 그때의 물은 아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흘러가면 뒤에서 따라간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흘러갈 뿐이다. 멀리서 보면 끊이지 않고 유장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때 그 사람은 가고 없다. 돌아오지도 않는다. 어느 마파람에 날리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 옷섶을 적셔 줄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병연은 벌떡 일어났다.
"오냐, 나도 간다."
어제까지 걷는 것, 흐르는 것은 사는 것이었지만 오늘부터 걷는 것, 흐르는 것은 죽는 것이다. 그녀가 갔고, 할아버지가 갔고, 아버지 김안근과 형 병하가 젊은 나이에 갔던 그 길을 나도 가는 것일 뿐. 누가 "왜 걷느냐?"고 물으면, 그저 '술이나 한잔 마시러 가는 길'이라고 대답해 주리라.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