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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1396111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05-01-30
책 소개
목차
1권
서장
제1장 기생의 딸
제2장 신세계
제3장 개안(開眼)
제4장 전조(前兆)
제5장 비상(飛上)
2권
제6장 갈 곳 잃은 땅
제7장 경계(境界)
제8장 분노
제9장 애증
제10장 고도(高蹈)
종장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도대체 괴물은 언제나 나타나는 것이냐?"
다케루베가 화농(化膿)하기 시작한 어깨 상처를 지그시 누르며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멍한 시선으로 촉석루를 바라보던 준베가 식은땀을 흘리며 재빨리 강 건너 편으로 시선을 옮겼다.
"평소에는 지금쯤... 어엇!"
준베가 갑자기 조그마한 두 눈을 한껏 치켜뜨며 손가락 끝으로 남쪽 하늘을 가리켰다. 바짝 긴장하여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다케루베는 다음 순간, 그대로 얼음기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디서부터가 머리이고, 어디서부터가 꼬리인지 알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이 비틀거리며 강을 건너더니, 성안으로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괴물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 없는 그 거대한 물체는 깃털 하나 없는 희고 깨끗한 날개를 가졌고, 몸에는 통처럼 생긴 혹 두개를 달고 있었는데, 그 혹이 마치 휘파람을 부는 듯한 묘한 바람소리를 냈다.
"어이구, 부처님!"
준베와 그의 동료가 바닥에 넙죽 엎드려, 되지도 않는 염불을 외워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심장이 튼튼하고 눈썰미가 좋은 다케루베는 경악 속에서도 그것이 결코 거대한 새 따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둥이의 움푹 파인 부분에, 흰옷을 걸치고 머리에 상투를 튼 중년 사내하나가 들어앉아, 이쪽을 쳐다보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케루베가 눈치 챈 진실은 더욱 큰 두려움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괴물의 정체는 틀림없이 사람이 만들어낸 물건, 바로 '하늘을 나는 수레'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