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 무협 단편집

광검유정
청산녹수
백결검객
고기만두
웃는 매화
날아가는 칼
잠자는 꽃

해설 - 일곱 명의 돌연변이 아이들을 위하여 / 민해연

나는 칼을 고쳐 잡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 오른발의 움직임에 최대한 보조를 맞추면서. 그 오른발이 움직일 때, 나도 내 오른발을 움직였다. 내가 왼발을 움직일 때, 그 오른발은 쉬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오른발을...

퍼뜩,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나는 갑자기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오른발은 잠시 멈칫거리는 것 같더니 바닥을 굳게 딛고 나를 기다렸다. 나는 오른발 위쪽의 검은 허공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오른발이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 그리고 뭔가가 내 발목을 때렸다. 엎어질 뻔했지만, 얼른 다시 중심을 잡고 오른발을 쫓아 뛰었다.

뭔가가 뒤에서 계속 내 발목을 붙잡으려고 들었다. 살의를 품은 공격은 아니지만 내가 오른발을 쫓아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앞에는 달아나는 적, 뒤에는 방해하는 적. 나는 앞으로 뛰며, 뒤로는 칼을 휘둘렀다. - '웃는 매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