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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1425927
· 쪽수 : 127쪽
책 소개
목차
3/24
독일 프랑크푸르트
독일 뮌헨
3/25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3/26
오스트리아 비엔나
헝가리 부다페스트
3/27
헝가리 부다페스트
슬로바키아 타트라
3/28
폴란드 크라쿠프
3/29
폴란드 아우슈비츠
체코 프라하
3/30
체코 프라하
3/31
독일 로텐부르크
에필로그
책속에서
West Berlin! 이름만 들어도 뭉클, 향수를 일으키는 고장이다. 나는 1966년 서독 정부 청으로 동남아 지역 중견 언론인들과 더불어 서베를린 신문 연구소(West Berlin Press Institute)에서 3개월 동안 새로운 신문 제작을 위한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연수를 끝낸 다음 2주 동안 서독의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었다. 그때가 나로서는 난생 처음 갖는 외국 나들이여서 새로 마주치는 이국 풍경에 그저 놀랍고 흠뻑 매료되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2009년 3월 24일 16:35, 나는 40여 년 전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번 여행의 시발지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렸다. 애매모호한 독일의 기후답게 잿빛 하늘에서는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찾아온 독일 땅에서 차분히 옛 감회를 느껴 볼 여유도 없이 아내의 손목을 잡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대형 전용 버스에 올랐다.
전용 버스는 어둡고 축축한 공기를 가르며 고속도로 위로 올라 남 의 퀸츠부르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 도로는 중앙에 녹색 분리대가 있고 비는 20미터쯤 되어 보였다. 이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그렇게 자랑하던 이른바 <아우토반>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정도의 고속도로는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길이었다.
세계의 도로 시설에서 그렇게 명성을 떨치던 독일의 아우토반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빛이 바래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도로 사정도 이제는 큰소리를 칠만한 것이 그리 많지 을 것 같았다.
독일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인접한 여러 나라들의 차량들이 몰려들어서 교통 체증이 심하다. 그래서 일반 차량은 따로 속도 제한이 없지만 관광 차량은 시속 80킬로미터로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좀 이상한 것은 고속 도로변에 가로등이 없다는 점이었다. 톨게이트도 없고 통행료도 없다고 했다.
어두운 차창 머로 멀리 떨어진 인가에서 깜박거리는 전깃불만 바라보다 아예 눈을 감았다. 네댓 시간을 달려, 뮌헨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퀸츠부르크에 어둠이 깔린 뒤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