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태어난다

글여는 글

제1부 저절로
산
산오름 자랑
하늘이
아이 얼음 강물
무지개 나라
꽃
노래
하늘사람
파도
밀려온 천둥 따라온 웃음

제2부 억지로
욕보이네
작은 나 죽은 나
어린 길
사랑하여라
실타래
꽃나무 되리라
꿈을 빚는다
하늘이 땅에 떨어졌다
구슬 속의 신
나 못올 곳
나의 기도
죽음도 태어난다

시인이 돼 보려고 시를 읊어 보았었다.
웃기는 시가 되어 비시인도 비웃었다.

응어리만 뭉쳐지는 현실의 삶덩어리,
모난 꼴이지만 미래의 빛살로 힘만큼 빚었다.
세밀하게 걸러지지 않는 이상의 잿물,
과거의 흠집에 닳은 혓바닥으로 발라줬다.
수시로 허물어져가는 마음 가마,
수난의 극기로 글 담은 독을 구워냈다.

고뇌에 꿈을 타 마시던 도공이 대취하여
빛바랜 이마로 독을 냅다! 깨트리자,
곰삭은 글자가 부리나케 튀어나와 춤을 추니
놀란 노래는 목구멍 안팎으로 날아다니고
가슴 속의 그림들은 눈 앞쪽으로만 엎드린다.

내가, 한 책을 깔고 앉았다.
이고 서 있다.
"(내 속에 자리한 글)속에 내가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