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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193142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8-07-18
책 소개
목차
차례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리뷰
책속에서
"키스해 줘, 크래시." 마놀라가 재촉했다. 블라우스 위에서 그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아프지 않았다. "새 옷은 벗는 게 좋겠어." 그는 속삭였다. "다 구겨지잖아." 어깨에서 재킷을 벗기는 그의 손길을 그녀는 반쯤 의식했고, 스커트를 벗길 때는 허리를 들어 주었다. 방의 벽은 고동치며 수축했고, 느린 속도로 조금씩 빙글빙글 돌았다. 낮고 답답하던 천장이 점점 높아지고 높아져 좁은 각도의 망원경을 통해 보는 듯 멀어졌다. 이윽고 마놀라의 어깨와 머리가 그 천장을 가렸다.
그녀는 마음을 차단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영원과 같은 고통의 시간, 그 텅 빈 공간에 그녀는 홀로 존재했다. - 본문 53쪽에서
나는 크래시의 사진을 들고 나와, 버스를 타고 이스트 뱅크스로 갔다. 이스트 뱅크스는 시카고 니어 노스 사이드에 있는 짧고 좁은 거리이다. 호숫가에서부터 불과 몇 블록쯤밖에 이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옛 저택을 하숙집으로 개조한 건물들이었다.
크래시가 살던 집은 교차로에 있었다. 오래된 사 층짜리 석조 건물로, 건물 전면부엔 높은 망루가 지붕 위 한 층 높이로 솟아 있고, 망루 꼭대기는 옛 성채처럼 요철 모양으로 지어져 있다. 누군지 몰라도 저기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우체국 건물도 나는 굉장히 많이 보았다. - 본문 64쪽에서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그녀를 만날 것인가? 게다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만날 수 있으려면 어떤 구실이 있어야 할 것인가? 묘수를 만들어 낼 시간은 충분했기에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했다.
다음 주 내내 나는 크래시의 집을 멀리했다. 그러던 어느 아침,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무의식중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아파트 건물에 이르기 한 블록 전에서 레이크쇼어 드라이브로부터 벗어나 왼쪽의 애스터 스트리트를 걷다 보니, 비싼 아파트 가구들로 개조된 석조 건물이 하나 보였다. - 본문 22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