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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 망태 부리붕태

성태 망태 부리붕태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은이)
좋은생각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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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 망태 부리붕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성태 망태 부리붕태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934634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0-06-23

책 소개

2009년 채만식 문학상 및 동양일보가 주관하는 제11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하고, 민족문학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도 올해의 작가’로 꼽히는 등 특유의 필력과 문학세계를 인정받은 소설가 전성태의 첫 산문집. 지금의 그를 만든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최근 글 쓰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특유의 걸쭉한 입담으로 펼쳐 놓았다.

목차

산문집을 엮으며

1부 - 세상의 큰 형들

젖동냥
어머니가 잡아준 새
아버지의 셈법
유구한 거짓말
그리움은 때로 묻힌다
선물
담배의 스승들
세상의 큰형들
소풍 1
어머니와 함께 걷는 길
가끔 옛이야기를 할 때
살림
부엌의 권력
슈퍼마켓에서 집을 샀어요


2부 - 아이들의 집

아이들의 집
연탄
젯밥에 눈멀다
불로장생약
칠이 아저씨
소풍 2
국어수업
《선데이 서울》과 연애편지
갈치
방앗간과 사탕
오월 손님
퇴역 레슬러와 함께
늦은 소식


3부 - 풍경의 안팎

치자
맹랑한 평양 아가씨
몽골로 간 홍어
이상한 나라의 문인실태조사
풍경의 안팎
평양식당 목란에서
춘원(春園)의 길
몸을 내려놓는 일


4부 - 마음 얻으러 가는 길

봄볕에 글을 말리다
돼지와 더불어
두 번째 왈츠, 그리고 세 겹의 여자 이야기
감잎 석 장
고독한 사람 1
고독한 사람 2
고독한 사람 3
말씀들의 수난
열여덟 구멍으로 해가 뜬다
노을 자리에서 나락을 거둔다

저자소개

전성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94년 실천문학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여기는 괜찮아요》, 《두번의 자화상》, 《늑대》, 《국경을 넘는 일》, 《매향(埋香)》, 장편 소설 《여자 이발사》, 산문집 《세상의 큰형들》, 《기타 등등의 문학》, 3인 인권르포집 《길에서 만난 세상》과 어린이 책 《허생전과 열하일기》 등을 썼습니다. 신동엽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무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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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초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나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징징거렸다. 그날은 학교에서 두발검사가 있는 날이었다. 아버지는 평소 동네 공용 바리캉을 빌려다가 우리 형제들 머리를 손수 깎아 주셨는데, 때가 모내기철이라 내 머리 깎아 줄 엄두를 못 내셨다.
"이 정신없는 시국에 무슨 애기들 머리통 검사시래냐? 오늘은 그냥 가고 돌아오는 공일날 해 준다니께 그런다."
급기야 나는 집을 나섰다. 마을을 돌아다닌 끝에 친구 집으로 가 있는 공용 바리캉을 빌려 왔다. 바리캉을 들고 나타나자 아버지는 마지못해 숟가락을 놓고 일어났다. 기름을 둘렀는데도 바리캉이 머리카락을 뜯다시피 해서 나는 눈물을 질금거렸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기계다 보니 그럴 만도 했다. 내 머리를 똑바로 세우는 아버지의 손길도 짜증으로 평소보다 매웠다. 오른편 귀밑머리부터 정수리까지 머리를 반이나 깎았을 때였다. 머리가 통째로 뽑히는 고통에 나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섰다.
"안 되겄다. 일단 학교에 갔다 와라. 기계 고쳐서 이따 저녁에 마저 해 줄 거구마."
나는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머니가 이발소로 보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내 손에 동전 200원을 쥐어 주었다. 당시 어린이의 이발 비용은 500원이었다. 나는 어이없다는 듯 아버지를 다시 쳐다보았다.
"반만 깎아 주고 제값을 다 받으면 그 이발사는 도둑놈이제."
<아버지의 셈법> 중


어느 날 그 약초밭에서 우리는 아주 위험한 장난을 시작했다. 그 며칠 전 친구의 할머니가 세상을 뜨는 일을 지켜본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약을 만들자고 맹세하였다. 우리는 불 자리를 만들고 깡통을 올려 불로장생약을 만들었다. 눈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그러모아 달였다. 산오이풀나 도라지 같은 약초도 있었지만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를 야초들이 더 많았다.
그뿐인가. 개똥도 약이 된다는 말을 좇아 그것도 깡통에 넣었으며, 집집마다 처마 밑에 매달아 말려놓은 돼지쓸개는 물론 지네, 개구리, 화사(花蛇)를 잡아 달였다. 갈퀴집 손자 아이는 제 할아버지가 드신다는 사슴뿔 가루를 가져왔다. 한나절을 달이자 잿빛 액체가 한 그릇 남짓 남게 되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길에서 주워 온 드링크제 병에 담았다.
...
우리는 약병을 들고 그 집 툇마루에 줄줄이 앉았다.
"긍게 이걸 묵으믄 밍줄을 못 놓는다 이거제?"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마, 신통방통한 약일세. 근디 그런 약이라믄 별로 존 약은 아니구먼. 글씨, 나는 오래 살고 자픈 마음은 하나도 없는디 어짤끄나?"
할아버지가 설핏 웃었다. 속이 단 누군가 말했다.
"실험이니께 금방 죽어불 수도 있어요."
할아버지는 장난스럽게 우리를 훑어보고는 무엇으로 만들었냐고 물었다. 우리는 개똥 같은 것은 빼고 좋은 것들만 읊었다.
"좋다. 나가 약은 개리지 않고 즐겨한다."
영감님은 약병을 한입에 비웠다.
그날 밤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슬며시 걱정이 되기 시작한 거였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나는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갈퀴집으로 달려갔다. 놀랍게도 갈퀴집 사철나무 울타리에 매달린 아이는 나뿐이 아니었다. 동무 둘도 먼저 와 있었다. 동무 하나가 울타리에서 몸을 떼며 말했다.
"방금 요강을 붓고 들어가셨는디 암시랑토 안 해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갈퀴집 영감님은 그 후로도 십여 년을 더 사셨다. 그이보다 더 어린 사람을 몇몇 더 앞세웠다. 그때마다 영감님은 "갈 사람이 못 가고 이 무슨 일일꼬" 하며 초상집 대문간에서부터 큰 소리로 부끄러워하셨다.
<불로장생약> 중


어느 순간 나는 아랫배가 뭉근해지며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참았다. 한 번 교실을 나서면 그 조용한 교실에 다시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기왕 기다린 것 조금만 참아보기로 했다. 나는 괄약근에 힘을 주고 콧등에 침을 발라가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침내 회장 아이가 선생님에게 보고를 하고 책가방을 싸는 모습을 보고 나는 교실에서 나왔다. 나는 교사 뒤뜰에 있는 화장실로 가고 싶었지만 뛸 수가 없었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게 고통이었다. 마침내 나는 2층 계단을 채 못 내려오고 바지에 변을 누고 말았다.
...
학교 정문을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뒷문으로 나서면 면 거리를 금방 벗어나고 농로와 산길로 걸을 수 있었다. 사람이 지나가면 엉덩이를 틀고 서 있다가 걷곤 했다. 온 세상이 내 엉덩이에서 피어나는 냄새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 무사히 면 거리를 벗어나고 인적 없는 농로로 들어섰을 때 나는 훌쩍거리며 울었다. 도저히 수치심을 견딜 수가 없었다.
마을이 보이는 콩밭 가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큰집에서 짓는 콩밭이었는데 밭 가운데에는 금광을 개발했다가 무너져서 생긴 작은 못이 있었다. 못 자리는 움푹 꺼진데다가 오리나무가 그늘을 드리워서 남의 눈을 피해 씻기 좋은 곳이었다. 수온은 깊은 우물물처럼 차가워서 누구도 그곳에서 멱을 감지 않았다. 가끔 개나 돼지를 잡아 고기와 내장을 추리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이를 달달 떨며 몸을 씻었다. 이제 마지막 한 사람만 피하면 이 치욕은 혼자서 간직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였다. 나는 엉덩이께가 노랗게 물든 바지를 찬물에 빨았다. 냄새는 가셨으나 좀처럼 누런 물은 빠지지 않았다.
나는 이만하면 되었다 싶어 젖은 바지를 다시 꿰입었다.
그렇다고 발걸음이 가벼울 리 없었다. 어머니에게 둘러댈 말이 걱정이어서 집이 멀기만 했다. 나는 수로에 빠졌다고 핑계를 될 셈이었다. 마당으로 들어서자 어머니가 된장독을 푸다 말고 반갑게 맞았다. 나는 조금 과장해서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내 몰골을 유심히 훑어보더니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니, 똥 쌌냐?"
<소풍 2>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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